에필로그

17. 흐름은 나를 구하고, 나는 흐름을 결심한다

by Woo Seol Hwa

나는 아직도 잘 무너진다.

슬픔이 예고 없이 찾아오고,

이유 없는 통증이 다시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무서워하지는 않는다.

그건 내가 잘못돼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이젠 알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많이 느끼는 사람이었고,

그 감정들이 너무 많아

내 몸이 대신 울어준 순간들이 있었던 것뿐이다.


이 글을 쓰며 알게 됐다.

나는 내내 살아 있었다는 걸.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거라는 걸.


나는 감정을 꾹꾹 눌러살았던 사람으로서,

느끼는 것을 멈출 수 없었던 사람으로서,

이제는 감정을 꺼내어 쓰고 말하는 삶을 산다.


사는 건 흐름이지만,

살아내는 건 결심이었다.

나는 매일 흐르는 척,

결심했다.


지친 나의 마음이 소복이 글로 쌓이고

세상에 녹아내려 나도 진정으로 흐르기를


결심이 글이 되고,

글이 흐름이 되고,

흐름이 결국 나를, 당신을 구해내기를 기도한다.


그러니까 '이 생에 찬란함이 오냐'는 질문에,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미 오고 있어.

다만 세상의 방식이 아니라,

너만의 방식으로 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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