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육아휴직을 마무리하며

꿈을 기록하는 건 무의식 속에 가라앉아 있던 쓰레기를 현실에 다시 건져내는 것일지 모른다. 가끔 난 꿈속에서 여전히 냉소적인 그 사람과 그 환경 속에서 체념하고 입꼬리만 억지로 씁쓸하게 올리고 있다.


수면검사란 게 있다고 한다. 수면을 개선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육아휴직 중에 한번 검사받으러 가야 됐는데 놓쳤다.


약 반년 간의 육아휴직이 끝난다. 시작할 때는 이것저것 많은 계획을 세웠었는데 생각보다 이룬 게 없다. 육아휴직의 이름 그대로 육아를 위한 시간이니 취지에 맞는 시간은 보냈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첫째가 힘든 시간을 보냈고 둘째와 재활병원을 다니고 입원생활을 했다. 아내가 사회복지 실습을 가면서 육아를 홀로 했다. 직장을 다닐 땐 알 수 없었던 아이들의 시간, 혹은 아내가 겪어왔던 삶을 경험했다.


10년 만에 강원도 속초에 갔다. 10년 전과 지금 너무 많은 게 변해있다. 체중은 늘었고 인상은 구겨졌으며 세치가 많아졌다. 마음도 예전 같지 않다. 다만 호흡하는 법에 조금 신경을 많이 쓰게 됐다.


유난히 추운 겨울바다다. 바다가 너무 보고 싶었는데 감성도 얼정도로 추워서 두통이 있었다. 그래도 잘 다녀왔단 생각이 든다.


고속도로를 통과하니 Detour 란 표지판을 보았다. 우회표시인데 영어로 보니 빌에반스의 Detour Ahead란 곡이 떠올랐다. 그에게 그 곡의 제목은 어떤 의미였을까 후회였을까 아니면 위로였을까


긴 휴가였다. 다시 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