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라는 침몰하는 배에 타고 있다

by 라바래빗

회사라는 침몰하는 배에 타고 있다.

작금의 상황이 딱 이에 맞지 않을까 싶다. 침몰한다는 걸 알면서도 선뜻 다른 배로 이동하기 어렵다. 그래야 한다는 건 알지만 한 번도 시도해 본 적 없는 도전이라 망설여진다.


회사에서 보낸 시간, 쌓인 인맥을 뒤로하고 새로운 환경으로 옮겨 적응하는 게 부담 된다. 앞서 보낸 시간과 인맥은 크게 의미 없을 지라도, 마음 속 망설임이 배를 옮겨 탈 길을 가로막고 있다.


무엇보다도 다른 배가 아닌, 나만의 육지에 도달하고 싶은 마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국내 증시는 크게 올랐지만,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산업들은 잘나가지만 메이저 몇몇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리 회사는 침몰하는 상황이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첫 직장이면서 10여 년의 나날을 함께한 곳이기에.

배를 옮겨 타야 한다.

지금 직장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직해야 좀 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핑계를 대며 그 도전을 망설이고 있다.

한때는 영어 말하기 시험 점수도 취득했었다. 진급에 필요해서였지만, 오픽 AL 등급을 이직에 활용할 수 있었다. 결국 변화가 두려워 아무런 도전도 하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다른 배는 아니지만, 육지로 가는 다른 수단을 찾고자 무언가를 사부작 해왔다는 점. 회사를 다니며 무인 매장과 고시원을 인수하였고, 어느새 월급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다.

그럼에도 월급의 소중함은 크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있어야 대출을 일으키기 용이하고, 가족이 생활하는 데도 안정감을 더한다.

그렇기에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아직 희망퇴직 순번이 오지는 않은 30대의 나이지만, 40대에 접어들면 나 또한 "비용" 취급을 당할 것이다. 이는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이다.

어차피 상황이 비슷할 거라면 전직을 알아보는 게 나을지 모르지만, 과도기를 버틸 현금흐름이 필요하다. 그 현금흐름을 받쳐 줄 직장이 필요하다. 작금의 회사 상황으로는 다른 길로 가기 위한 시간을 충분히 벌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회를 열어두려 한다. 옮길 수 있다면 더 조건이 좋은 곳으로 옮겨보자는 마음으로.

육지에 도달하려면 배가 있어야 한다. 혹은 배를 대체할 다른 탈것이 있어야 한다. 지금 타고있는 배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에, 다른 무언가로 갈아탈 고민을 더해 본다.


이제 남은 것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고 사부작 실행하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