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우리 고등학교는 유치원부터 초, 중, 남, 여고까지 포함된 학원의 일부였다. 그렇기에 학교 자체가 굉장히 컸고, 시설도 그때까지 다녀 본 학교 중 제일 좋았었다. 남고의 경우 1, 2학년이 수업을 듣던 회색 외관의 건물과 3학년들이 수업을 듣는 연한 주황색의 건물 외에도 체육관, 실습 등의 수업을 위한 별관, 잔디 운동장, 야외 농구 코트 2개, 카페테리아, 매점 등의 시설을 사용했다. 물론 수업을 듣는 공간 외에는 같은 학원의 다른 학생들과 시간차를 두고 같이 사용했었다.
여느 학교가 그러하였듯이 명찰이나 체육복은 학년별로 색이 구분되어 있었는데, 하나 신기한 점은 가방까지도 교복의 범위에 들어가서 1년 위 선배들까지는 거북이처럼 초록색 가방을 썼고, 우리 때부터는 남색 가방을 썼다.
학교 생활은 늘 짜인 루틴대로 흘러갔다. 등교해서 수업을 듣고, 식당까지 달려가서 밥을 먹고 남는 시간에는 원바운드라는 공놀이를 하다가 다시 오후 수업을 듣고는 했다. 학교 정규 수업이 끝나도 우리 때는 거의 대다수의 학생들이 야간 자율 학습을 하거나 학원에 갔었기 때문에 정작 집에 가는 시간은 어두컴컴해진 밤이 된 후였다. 보통 집에 도착하면 씻고 잘 준비를 한 뒤 몰래 컴퓨터 좀 하다 잠드는 것이 일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