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4 ACME 호루라기

2025 관심사

by 허지현

이렇게 글을 쓰며 과거를 더듬다 보면, 잠수해 있던 기억들이 문득 의식 위로 떠오를 때가 있다. 최근에는 ‘풀먼 포터’라는 직업이 생각나 이베이에서 관련 유니폼과 용품을 찾아보았지만, 빈티지 물품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아 금세 마음을 접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열차 역무원의 이미지가 겹쳐졌고, 열차 출발 전 호루라기로 신호를 보내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렇게 오래된 호루라기에 마음이 꽂혀 검색을 하다 보니, 영국의 **ACME**라는 제조사가 눈에 들어왔다. 150년 넘게 호루라기만을 만들어온 이 회사는 1·2차 세계대전 당시 장교용 모델, 타이타닉 승무원용, 런던 경찰용 등 다양한 제품을 지금도 동일한 공구로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데 쉽게 마음이 흔들리는 성격이라 구입처를 알아보았으나, 국내에서는 악기를 파는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몇 종을 제외하고는 거의 유통되지 않았다. 결국 여러 개를 묶어 직구했고,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 어딘가 물류창고에서 우리 집으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호루라기를 불 일은 거의 없겠지만, 줄에 달아 액세서리처럼 활용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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