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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부꾸미 Mar 03. 2022

신혼부부의 소비 #3. 습관적 소비 돌아보기

톡딜주의보

"또 택배야?"

"아 그거 먹는 거야~"

신혼부부의 소비 두 번째 글과도 맥이 닿아있는, 세 번째 주제는 습관적 소비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문 앞에 택배박스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으니 남편이 한 마디씩 꺼낼 만도 하다. 그나마 남편에게 미안해서 내 물건이 아니라 같이 먹을 식료품들을 주문하고 있었다.



몇 년 전이던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언젠가부터 카카오톡 쇼핑을 습관처럼 보고 있었다. 한 개만 사도 배송비도 없고, 직접 마트에서 장을 무겁게 보고 가지고 오지 않아도 된다고 위안하며 자주 이용하고 있던 것이다. 친구 추가를 하면 할인쿠폰을 주길래 여러 상점들을 친구 추가해두었더니 매일 같이 카톡이 날아온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카톡을 확인하고는 주문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필요한 물품을 자발적으로 검색해서 품목 간 비교 후에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홍보된 물품을 수동적으로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보지 않았으면 안 샀을 물건도 보고 나니 왠지 필요해 보이고 사고 싶었다.

게다가 카카오톡 쇼핑 톡딜 애용자인지라 실제 그 품목을 사본적이 없어 가격 수준도 모르면서 톡딜이니 저렴하겠거니 하며 구매해본 것들도 많다. 내가 일전에 사용해보거나 먹어본 게 아니어도 '어머, 이런 음식도 있었네? 이건 먹어봐야 해!'를 외치며. 구매가 워낙 간편하니 클릭 몇 번으로 구매를 진행하게 되었다. 결제수단부터 주소까지 전부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주문에서부터 결제 완료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고민할 틈도 없이 어느 틈엔가 주문을 해놓고는 잠시 뒤에 오는 톡딜 성공 알람에 안도를 느끼고 있었다.


근데 문제는 한 번에 한 개씩만 사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어찌나 마케팅을 잘하는지 2만원 혹은 3만원 이상을 구매할 때만 사용 가능한 할인쿠폰을 준다. 그렇게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음식을 금액에 맞춰 다량으로 구매한 적이 부지기수다. 결국 이 친구들은 우리 집 냉동실의 터줏대감이 되었다. 냉동실을 열어 나의 톡딜성공품들이 보일 때마다 마음 한편이 무거웠다. 그렇지만 두 번째 글에서 밝혔듯 한 번에 다량 구매하게 된 음식들은 입에 물려 연달아서는 먹기 어려웠고, 톡딜은 성공시켰지만 애초에 선택에 실패한 음식들은 입맛에 맞지 않아 또 먹기는 어려웠다.


그러던 와중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재테크에 몰입하다 결심하게 된 소비 점검 프로젝트. 한 달 냉파 프로젝트를 꼭 성공시켜서 냉동실의 터줏대감들을 물리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맞이해야겠다. 더불어 습관적으로 톡딜을 들여다보지 말고, 내가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 주체적으로 물건을 구매할 것이다. 톡딜주의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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