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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옆덕 Aug 15. 2023

무엇이 꼭 되기 위해 살아야 한다면

거기, 드림리스(dream-less) 없나요?

너의 꿈을 펼쳐라



꿈꾸고 말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

꿈이 만연한 세상 속에서

말할 수 없는 막연함이 든다.

꿈에서도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것은

단순한 착각일까


노동과 자본과 토지가

리고 기계 문명이

심지어는 AI까지

세상에 나온 온갖 좋다고 생각된 것들은 하나같이 인간을 '소외'시켰다는데

그 어디서도 꿈이

인간을

소외시켰다는 이야는 듣지 못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학교에서는 여전히 장래희망을

하루씩 살아가는 직장인에게는 적어도

'퇴사'라는 꿈이라도 있어야 한다

유튜브에서도

온갖 분야의 명사들이 나와

본인들의 남다른 성공의 원인을

남다르게 꾸었던 꿈에서 찾는다


"이러다가 정말 아무것도 안될까 봐 걱정이에요"

"그럼 넌 꼭 뭐가 되어야 하는데?"

"에이.. 정 안되면 자식이라도 낳아서 아무개 엄마, 아빠라도 되어야죠, 퇴직하고 자영업 대충 하다가 죽으면 끝장. 진짜 아무것도 아닌 거잖아요.."


아무것도 아닌 삶은

아무것도 꿈꾸지 않는 삶일까

되고 싶은 무언가가 없으면

어떤 것도 될 수가 없다는 것일까?


그런데 내가 지금 되어 있는 모습들은

과연

내가 꼭 원하고 바라왔기 때문에

그렇게 되어있는 것들일까?


내가 꿈꾸지 않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내가 꿈꾸지 않은 기질과 성격과 외모를 가지고

내가 꿈꾸지 않은 배우자, 자녀와 가정을 이루고

내가 꿈꾸지 않았던 환경과 사람들을 만나

내가 꿈꾸지 않았던 그들과

꿈꾸지 않았던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내다가

내가 꿈꾸지 않은 시간에

내가 꿈도 꾸지 않았던 방식으로

어느 날 갑작스레 떠나야 하는 것


그런

아직 되지 않고 될 수도 없는 일들을

계속 그리워하고

끊임없이 결핍을 느끼며

주어지지 않은 어떤 을 갈구하며 

잡으려 애써야 하는 것이

꿈꾸는 삶이고 바람직한 삶의 이유라고 한다


That's none of my business



꿈꾸는 피곤함에서 벗어나

나는 그저 dream-less로 살아가고 싶다

꿈도 꾸지 못할 만큼 깊은 잠에 푹 빠지듯 살다가

개운하게 일어나 꿈조차 기억 못 해

또 하루 열심히 살아야 하는 지금처럼


바로 어제 일도 기억 못 하는 삶도

나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dreamless : 꿈도 꾸지 않고 자는, 깊고 평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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