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7
노사문제를 말이 아니라 글로 해결했다면? 당연히 더 효율적일 것이다.
늘 그랬던 건 아니고, 전에 일하던 회사에서도 원페이저 기획서를 작성하는 때가 있었다.
아니면 회의에서 진행할 안건들에 대해 정리하고, 왜 그렇게 되어야하는지 나름의 결론을 적어서 이야기할 때도 있다. 사실 그렇게 되면 회의는 회의가 아니라 "야 너 알아들었지? 동의해? 아님 반대해? 반대한다면 왜 해?"가 주된 흐름이 된다. 좀더 발표하기, 동의 구하기에 가깝달까.
이 경우 난 이미 내 뇌 하나로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을 생각해가기 때문에 서로 핑퐁하며 모두의 최선을 찾을 필요가 없다. 당연히 시간이 단축된다.
머리를 맞대고 좋은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만큼 끔찍한 일은 없다. 그런 회의에 들어가면 그 자리를 폭파시키고 싶다. 각자의 좋은 아이디어를 준비해오기는커녕, 미팅의 아젠다조차 정리되지 않은 회의가 얼마나 많은가.....진짜 끔찍하다.
구글에서 사용한다고 유명해진 '스프린트'라는 테크닉이 있다.
정말 짧은 시간 안에 (약 5일)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안된 방법으로, 제품 개발에 필요한 모든 단계를 최강의 효율로 미친듯이 짧게 진행한다. 그래서 엄청난 체력 소모와 함께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 기법을 쓸 때는 절대, 절대 '머리를 맞대고 모여서 회의'하는 멍청한 짓은 안한다.
대신 20분, 5분 이렇게 시간을 정해놓고 각자 아이디어를 쥐어 짜낸 후 정리해서 모인다. 그 시간동안은 모두 숨도 안쉬고 자신의 아웃풋을 만들기 위해 집중한다. 명확한 목적이 없는 회의는 너무 쉽게 넋두리 혹은 티타임이 된다.
단순히 회의를 안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각자의 입장을 글을 통해 계속 소통한다면 서로가 모여서 낭비하는 시간은 크게 줄 것이다. 대대적인 노사 갈등 현장을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글을 통해 소통하느라 인간적인 이해라던지, 감정에 대한 부분이 사그라들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래도 확실한 건 전에 저쪽에서 무슨 말을 했는데 말을 바꾼다느니, 서로 엉뚱한 이야기를 하면서 합의를 이룬줄 착각했다가 나중에 더 싸운다던지 하는 일은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