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12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의 관한 생각>에서 읽은 부분에 대해 글을 써보았다.
직관에는 크게 두가지 형태가 있다.
반복된 경험에서 생긴 기술과 전문성에서 나오는 직관,
하나는 당면한 어려운 문제를 쉬운 문제로 바꿔치기하는 어림짐작에서 나오는 직관.
사람들은 전문적인 직관과 어림짐작을 구분하기 어려워하고, 빈약한 증거를 기반으로 한 직관일 때조차 자신만만하다.
그러나 옳은 의사결정은 전문성과 직관을 둘다 필요로 한다.
이는 <클루지>에도 나온 말이다.
나는 꽤 자주 어떤 사람을 보고 "아 이 사람은 이런 느낌이다, 왠지 이런 성격일 것 같다" 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는 대체로 맞다. 혹은 맞았던 경험만 내가 확대해서 기억에 저장한 편향일 수 있다.
이러한 편향이 쌓이면서 나는 스스로가 통찰력있고 사람의 심리, 혹은 비언어적 단서들을 잘 읽어내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게 된다. 관찰력이 좋은 편이기는 하지만, 내가 심리학, 행동심리학, 인지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만큼, 이러한 판단은 빈약한 경험과 증거에서 기반한 '어림짐작'일 확률이 크다.
그렇지만 확실하게 잠재력은 있다. 오랜 입시 미술로 단련된 관찰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잠재력을 넘어서 타이탄의 도구 중 하나로 이런 관찰력을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편향을 극복하기 위해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심리학 책을 읽고 공부해보면 되는걸까?
물론 책을 읽으며 기술적인 부분을 채우는 것도 좋겠다.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어떤 현상을 보고 자동적으로 직관을 발휘할 때, 잠깐 멈춰서서 내가 어떤 근거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어제는 대표님의 10살 난 딸이 운동을 전공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운동을 시켜야 한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으셨기 때문에, 고민하다가 이번에 테니스를 시킨단다. 나는 '어 근데 걔 테니스 느낌 아닌데요. 뭔가 볼링이나 역도, 투포환같은 운동 해야할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이런 직관의 근거를 생각해보자.
1. 내가 미디어에서 봤던 역도 베이스, 무거운 저항을 다루는 운동 선수들의 체형이 아이와 비슷하다고 판단했다.
장미란이나 투포환 선수들의 몸처럼, 몸통이 발달하고 약간 전방으로 휘어있으며, 목이 짧고 상대적으로 손과 발이 작은 느낌의 몸이다.
2. 테니스 선수들의 몸과 그들이 경기하는 장면에서의 동세를 떠올렸다. 굵지만 길고 탄성있는 뼈, 날렵한 느낌, 빠른 방향 전환을 위해 근육의 느낌이 훨씬 유연하다고 생각했다. 질기고 유연한 근육 VS 단단하게 버티는 근육의 차이랄까...
결국 내가 접한 운동 선수들의 시각적인 신체 정보와 아이의 신체 정보를 비교해서 내린 어림짐작이었다.
이 직관이 정확한 판단일까? 아이는 아직 다 자라지 않았고, 실제로 그 친구가 운동을 하는 장면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신체적인 느낌 말고도 스포츠에 작용하는 요소는 많고, 어떤 트레이닝을 하냐에 따라 아이의 몸은 무궁무진하게 바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직관은 무용지물 쓰레기인가? 사실 이 글을 쓰고 나서도 어제의 어림짐작 직관이 완전히 쓸모없는 생각인지는 의문이다. 그냥 자의식에 의해 납득이 안되는 걸지도....? 아무튼 생각의 근거를 되짚어보는 일은 유의미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