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11
불특정다수의 독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떤 형태든 우리가 만든 아웃풋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질 때 더 완성도를 갖는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 내가 만든 것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고 신경쓰기 때문에 스스로가 자신의 아웃풋을 한 두차례 더 검열하며 깊이 생각한다.
실제로 다른 사람의 피드백에 노출된다. 피드백을 통해 더 좋아질 수 있다. (방어기제가 작동해서 긁히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다른 사람을 비롯한 세상에 노출되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나 새로운 아이디어와 닿을 확률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만약 그 확률이 2%라고 할지라도, 비밀의 일기장에 쓸 때는 1%도 안될테니 최소 2배이상 늘어난다.
예전에 ‘이연’이라는 유튜버가 자신이 기록하는 방식을 소개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총 4가지 채널을 통해 기록을 하는데, 그 중 두 개는 잊어버렸다. 기억하는 나머지는 침대 맡에 자기 전에 쓰는 종이 일기장과 온라인 글쓰기 플랫폼이다. 아마 브런치였던 것 같다.
각 채널마다 사용하는 용도가 다르다. 종이 일기장은 정말 깊은 내면의 이야기, 남들한테 말하지 못하는 비밀들을 모으는데 사용된다. 그리고 브런치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쓰기를 위한 공간이다.
채널을 나누고 매체를 나눠도 우리의 무의식은 하나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돌아다니는 생각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내가 종이 일기장에 적은 비밀은 오직 나만이 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되어 가공된 형태로 온라인에 게재된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세상에 공개된 아이디어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사라지지 않고 더 많은 변수에 노출된다.
손으로 쓰는 비밀의 일기장은 원래 있었지만, 그 영상을 보고 난 후에 의식적으로 공개 플랫폼에도 글을 올리고 있다. 나에게 글쓰기란 똥싸기 같아서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고 싶지가 않았는데, 공개 플랫폼에 올리면 한 번이라도 더 보게 된다. 그리고 플랫폼의 인터페이스로 다시 편집된 글 속의 내 모습에 낯설어하면서도,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것들이 있어 좋다.
세상의 반응이 두려운 것은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나의 회피 기제이며, 클루지다. 앞으로도 더 많은 생각을, 더 깊이 성찰하며 바깥으로 꺼내는 연습을 할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