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대학원 파견을 지원했다. 우여곡절 끝에 합격해서 3월부터는 대학을 다니게되었다. 수강 신청을 시작했는데 들으려는 과목이 신청되지 않아 적잖케 당황하며 역시 계획대로 되지않는 수강 신청의 쓴 맛을 거의 18년만에 다시 상기할 수 있었다. 학생증을 신청하면서 설레기도 했다. 어딘가에 다시 소속된다는 기분이, 또 그곳이 대학교라는 사실이 기분 좋은 일인듯했다. 강의 때 얼추 소개를 들어보니 내가 동기들 중에 나이가 가장 많았다. 오히려 마음 편하고 좋았다. 다들 동생들이라 말도 좀 편하게 할 수 있으니.
파트를 정해야해서 원하는 전공에 지도 교수님을 1지망부터 3지망을 써서 냈다. 끝까지 경합이면 학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교수님이 정하신단다. 결국 양식을 받아 3장을 작성했다. 학업계획서에 보태서 나를 소개하는 글을 따로 작성하여 직접 메일로 보냈다. 간절함이 드러나게 보냈다. 더 간절한 놈이 되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학업계획서 보내라고 그것만 딸랑 보내는 무난한 행동은 결정적 순간에는 절대 옳치않기 때문이다. 운이 좋게도 원하는 파트와 지도교수님께 배정이 되었고 교수님께 인사 전화를 드렸다. 실장 선배도 전화가 와서 학업과 생활에 관한 부분을 간단히 안내해주었다.
문제는 서울에서 어떻게 매번 청주를 내려가냐는 것이었다.
집에서 기차역까지 기차역에서 학교까지 가는 방법 몇가지를 놓고 시간을 비교하며 최적의 등교 방법을 고민했다. 열차시간과 셔틀시간을 비교했고 결국에 몇 번 다녀보고 최적의 조합을 찾아냈다. 따릉이-지하철-KTX-학교 셔틀을 차례로 이용하는게 최선이었고 총 소요시간은 2시간 정도. 하나가 어긋하면 모든 것이 틀어져버리기 때문에 놓치면 그냥 하루 쉬자하며 하루하루를 오갔다. 다니면 길이 생기고 보인다더니 우려와는 달리 적응이 되기 시작했다. 타는 시간이 일정하니 열차 번호와 타는 곳 또한 늘 같다는 것을 발견했다. 등하교 루틴이 생긴거다.
학교는 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업은 온라인으로 들었다. 코로나 막차 탑승에 성공했으나 집이 아닌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수요일 오전에는 파트 세미나를 했다. 공부한 내용을 함께 나누고 연구 논문에 대한 이야기 했다. 전날에 세미나 자료를 공유해야했는데 A4한장 정도의 분량으로 준비하면 되는듯 했다. 파트마다 세미나를 많게는 주2회, 적으면 월1회 하는듯 했고 우리는 주1회로 적당했다.
서울을 떠나서 학교에 오면 그래도 마음이 편했다. 넓은 캠퍼스에 사람이 많이 없었고 다들 걸음걸이도 여유로웠다. 그렇게 아침마다 학교가는 셔틀을 타게 되었다. 새로운 시작이고 변화의 기회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여태껏 안 해본, 덜 해본 것들을 할거다.
체육관보다는 도서관으로. 스마트폰보다는 책을.
많이 보고 듣고, 생각하고 읽고 쓸거다.
잘 될랑가 모르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