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세계에서 적응해 가는 법
나는 사회성이 떨어진다. 관계에 예민하지도 않고, 조직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성격도 아니다.
그럼에도 회사를 다니기로 했다. 언제나 어색하고 불편할 때가 있지만, 내 방식대로 이 구조 안에서 살아보려 한다.
모든 사람이 사회생활을 꼭 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극단의 효율충이면서 성장하지 않으면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내 특성 때문에, 내가 삶의 보람을 잃지 않으려면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특별히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어서, 끊임없이 목표를 던져주는 회사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간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나야말로 꿈이 뭔지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맨날 적성 타령을 하며 자기한테 맞는 일을 해야 하고, 스스로 무엇을 하는지 알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엄마가 시켜서 얘기하는 꿈 말고 진짜 내 꿈이 뭔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나야말로 불평불만 많은 사회의 부품 아닌가?
끊임없이 평가하고 경쟁하고 비교하면서, 입으로는 나의 길을 간다고 하더니, 정작 그 길이야말로 남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그런 길이었다.
항상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고,
지속적으로 나를 포함한 주변의 모든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관찰하고 평가하기 바빴지.
정작 제일 중요한 최종 목적지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도대체 뭐가 되고 싶어서 달려가는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새로운 것을 봤다.
이건 배경 설명이 필요한데, 간단히 얘기하자면 묻혀 있던 알짜배기 회사가 코딱지만 한 스타트업의 젊은 녀석들에게 인수되면서,
20년 동안 꿀을 빨던 고용 사장이 쫓겨나고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 데서 출발한다.
새로 온 경영진은 금융계의 인수합병 전문가다.
젊은 녀석들이 20년 묵은 때를 벗기려는지, 요령 좋은 전문가를 스카웃해 왔다.
앞서 말한 새로운 것이 바로 이 전문가들이다.
해외 경험, 정확히 얘기하면 미국 경험이 많은 이들은 어떤 복잡한 것도 단순화시키는 능력이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겪었던 상사하고는 좀 달랐다.
덕분에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던 나를 의심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스타일이 다르고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달라서일지도 모르지만, 나 스스로 일정 부분 너무 과대평가하며 살아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하직원이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거, 이들의 능력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 건 사실이다.
나는 달라졌고 새로운 시각에서 보이는 이야기들을 기록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