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3인분 시켜야 돼요?"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성지는 예루살렘이고, 막창러버들의 성지는 대구광역시가 유력하다고 본다.
너튜브 및 곳곳의 정보를 수집한 후 대구의 한 유명 막창집에 성지 순례를 다녀왔다. (2023년)
웨이팅이 있다는 정보는 미리 알고 갔지만, 도착한 그곳은 말 그대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지루한 웨이팅 시간을 이겨내고 자리를 안내받아 벌써부터 군침이 흐르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주문을 시작했다.
"막창 2인분에 참소주 한 병 주세요"
아시는 분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그곳은 3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한 곳이었다.
카페에서는 1인 1음료, 식당에서는 1인 1주문, 혹은 대/중/소의 주문 프레임에 갇혀있던 나는 기본 3인분 주문 답변에 당황했다. (혼자 오던, 둘이 오던 첫 주문은 무조건 3인분 이상만 가능하다)
어쨌든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이 이 집만의 영업철학이 있으리라.
잠시 후 내 입으로 들어간 노랗게 잘 구워진 막창 한 조각에 대구까지의 먼 여정이 한 번에 녹아내렸다.
게다가 시원한 참소주와 그곳만의 독특한 쌈장?막장?의 맛은 환상적이었다.
전주분들이 진심 반, 농담 반으로 하는 얘기가 있다.
"서울에서는 순댓국을 파는 곳이 없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며칠 전 다시 대구를 다녀왔고, 당당하게 기본 3인분에 추가로 1인분을 즐겁게 먹고 왔다.
이 글을 읽으신 전국의 막창러버들께서는 막창계의 예루살렘인 대구여행을 추천드리며, 기본 3인분 주문에 당황하지 마시길..
*참조 : 대구의 모든 막창집이 3인분 기본주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3인분과 같은 양을 '소'자로 팔면 두 명이 왔을 때 심리적 방어기제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