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도서관 라운지에 자리를 잡았다. 추석 연휴 첫날이라 평소보다 자리가 한가하다. 열람실은 마주 보는 테이블이지만 이곳 라운지는 벽을 따라 일렬로 길게 붙은 책상이다. 마주한 사람이 없어서 집중하기에 더 좋다.
끝자리를 잡아야 한쪽에 사람이 없어서 덜 성가시다. 그래서 보통은 잡기가 어렵다. 다행히 오늘은 그 자리에 앉았는데 기둥까지 옆을 가려서 아늑하기까지 하다. 사소하지만 득템한 기분이다.
산뜻한 기분으로 가방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는데, 책을 꺼내기도 전에 따끈한 커피 한잔이 생각났다. 집에서 출발할 때 다음 달이 유효기한인 커피 쿠폰을 챙겨 왔기 때문이다.
카페가 가깝지 않다. 대략 7~8백 미터인데다가, 9월 중순 청명한 가을 볕이 유난히 따갑다. 갈까 말까 잠깐을 망설였다. 미뤘다가는 혹여 깜박해서 유효기한을 넘겼다가는 낭패다. 나중에 후회하겠다 싶어 도서관을 나섰다. 이크, 그단새 햇살은 더 뜨거워졌다.
괜히 나온 건가 하다가, 에이 그러면 따끈한 커피 말고 아이스로 하면 되지 뭐!
오늘따라 그 카페가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