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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썰97] 窓, 창문에 걸린 마음

by 우공지마

창(窓)



창문이 우리는 窓이고, 중국은 窗이다.

원래는 窗이었다는 것이다. 주 1 )


이 글자들의 갑골자는 囱이다.

그것이 지붕에 낸 천창(天窗)이라고도, 하늘로 솟은 굴뚝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心이 없다.


囱은 금세 알아볼 수가 있다.

夕(저녁 석)에 밥 짓는 아궁이(口)도, 굴뚝(丿)도 저절로 떠오르니까.


囱은 바쁠 총으로도 새긴다.

하루치 노동을 마친 식구들이 닿기 전에, 서둘러 밥을 짓는 아낙의 발걸음이 그렇다.


그래서, 悤도 바쁠 창이다. 주 2 )

굴뚝 연기에 섞여 피어 오른 따뜻한 그 마음 때문에...


窗과 窓, 그 중간쯤일 것 같은 窻도 창문이다.

窻, 窓...

이런저런 창문들에 이제 다 마음이 붙었다.


창문은 세상을 향한 액자.

그곳에다 사람들은 늘 내 마음을 걸어 둔다.


떠난 님을 그리워하고,

겨우내 봄날을 기다리고,

창틀을 넘은 바람이 어디 살갗에만 스치겠나!


그리고, 心이 있다.



주) 1. 窓은 이체자다.

2. 怱(바쁠 총)은 悤과 동자다. 바쁜 마음에 획 몇 개를 슬쩍 놓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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