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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2. 에픽게임즈(Epic Games)

다음 디지털 프런티어의 설계자

by 지역이음이

0. 산업 : Media & Entertainment


오늘날 테크 산업에서 '플랫폼'이라는 단어는 흔하게 사용되지만, 진정으로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기존 질서를 재편하려는 야심을 가진 기업은 드물다. 에픽게임즈(Epic Games)는 바로 그러한 기업 중 하나로, 단순한 게임 개발사를 넘어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와 창작의 미래를 설계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그들의 여정은 장기적인 기술 투자, 창업자의 확고한 비전, 그리고 기존의 강력한 플랫폼 홀더들에 대한 과감한 도전으로 점철되어 있다.


에픽게임즈의 현재 가치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며, 그 성공은 단일 히트작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 핵심에는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은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과 전 세계적인 문화 현상이 된 **포트나이트(Fortnite)**라는 두 축이 있으며, 여기에 **에픽게임즈 스토어(Epic Games Store)**를 통한 유통 혁명 시도가 더해진다. 이 모든 것은 창업자 팀 스위니(Tim Sweeney)의 리더십 하에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디지털 지평을 향한 에픽게임즈의 끊임없는 탐구의 결과물이다.



1. 미약한 시작, 거대한 비전의 싹: 창업 배경과 팀 스위니의 기업가 정신


모든 거대 기업이 그렇듯, 에픽게임즈의 시작 역시 소박했다. 팀 스위니는 1991년, 대학생 시절 부모님 댁 지하실에서 '포토맥 컴퓨터 시스템즈(Potomac Computer Systems)'라는 이름으로 컴퓨터 컨설팅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곧 서비스 기반 사업의 확장성 한계를 깨닫고, 확장 가능한 제품 개발로 눈을 돌린다. 이는 그의 기업가 정신의 초기 발현으로, 훗날 에픽게임즈가 플랫폼과 제품 중심의 전략을 펼치는 근간이 된다.

그의 첫 게임 ZZT(1991년 출시)는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수정할 수 있는 ZZT-oop 언어 덕분에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두었고, 스위니에게 **'창작자 경제(creator economy)'**의 초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ZZT 편집기를 통해 플레이어가 창작자가 될 수 있도록 한 결정은, 언리얼 엔진과 포트나이트 크리에이티브 모드로 이어지는 에픽 DNA의 원형질이었다.

1992년, '에픽 메가게임즈(Epic MegaGames)'로 사명을 변경한 스위니는 회사가 실제보다 더 커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에픽'과 '메가'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는 당시 소규모였던 회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마케팅적 감각을 보여준다. 이드 소프트웨어 출신 마크 레인(Mark Rein)의 합류는 사업 개발 부문을 강화하며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스위니는 단순히 뛰어난 기술자(coder)를 넘어, 사업의 외형, 마케팅,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간파한 기업가였던 것이다.


2. 제국의 초석: 언리얼 엔진 – 단순한 도구를 넘어선 플랫폼


에픽게임즈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경쟁 우위의 핵심은 단연 언리얼 엔진이다. 1995년 스위니가 직접 개발을 시작한 이 엔진은 1998년 게임 '언리얼'과 함께 처음 공개된 이후, UE1부터 현재의 UE5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거듭해 왔다. 특히 UE4의 물리 기반 머티리얼과 블루프린트 비주얼 스크립팅, UE5의 나나이트(Nanite) 및 루멘(Lumen) 기술은 실시간 3D 그래픽의 한계를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기부터 엔진을 타 개발사에 라이선스 하기로 한 결정은 에픽게임즈 사업 모델의 근간이 되었다. 이는 단순히 게임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인터랙티브 3D 콘텐츠 제작을 위한 기초 기술, 즉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장기적 비전을 보여준다. 엔진의 광범위한 채택은 피드백 루프를 형성하여 엔진 자체의 발전을 촉진했고, 게임을 넘어 영화, 건축,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하며 언리얼 엔진을 업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게 했고, 에픽게임즈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원과 기술적 리더십을 안겨주었다.


3. 격변기의 항해: 성장통, 전략적 전환, 그리고 회복탄력성


에픽게임즈의 성장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시장 변화의 파고를 넘기 위한 전략적 결단과 때로는 쓰라린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의 위치에 도달했다.

콘솔 시장으로의 전환: 2000년대 초중반, PC 게임 중심에서 벗어나 콘솔 시장으로 진출한 것은 중요한 결정이었다. 언리얼 엔진 3을 기반으로 개발된 '기어스 오브 워(Gears of War)'(2006)의 대성공은 에픽게임즈를 주요 콘솔 개발사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는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기술적 적응력과 AAA급 콘텐츠 제작 역량을 입증한 사례다.

서비스로서의 게임(GaaS) 모델 수용: 2010년대 초, 게임 산업이 GaaS 및 무료 플레이(F2P) 모델로 급격히 전환하자, 에픽게임즈는 2012년 텐센트(Tencent)에 지분 40%를 매각하며 GaaS 전문성을 확보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이는 기존의 패키지 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사용자 참여와 수익화를 추구하는 근본적인 사업 모델 변화였으며, 포트나이트 성공의 발판이 되었다.

재정적 도전과 전략적 투자: '언리얼' 초기 개발 당시 여러 차례 파산 위기를 겪었으며, AAA 게임 개발의 막대한 비용 부담은 지속적인 과제였다. 그러나 에픽은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기보다, 텐센트 투자 유치와 같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적 자본 조달과 신규 사업 모델 투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왔다.

플랫폼 독점과의 전쟁: 애플, 구글 등 기존 플랫폼 홀더들의 폐쇄적인 정책과 높은 수수료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법적 다툼도 불사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비용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개발자에게 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궁극적으로 자사 플랫폼(에픽게임즈 스토어)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장기적 포석이다.


4. 포트나이트 현상: 게임을 넘어선 문화 플랫폼


2017년 출시된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은 에픽게임즈를 글로벌 문화 현상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초기 '세이브 더 월드' 모드의 부진을 딛고, 배틀로얄 장르의 급부상이라는 기회를 포착하여 빠르게 무료 모드를 출시한 것은 신속한 시장 대응 능력을 보여준다.

포트나이트의 성공 요인은 다음과 같다.

무료 플레이(F2P) 모델: 진입 장벽을 낮춰 전 세계적으로 방대한 플레이어 기반을 확보했다. 수익은 치장 아이템 판매 및 배틀패스를 통해 창출한다.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라이브 이벤트: 새로운 시즌, 게임 내 콘서트(트래비스 스캇, 아리아나 그란데 등), 유명 IP(마블, 스타워즈)와의 컬래버레이션 등은 게임을 살아있는 소셜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이는 단순한 게임을 넘어, 사용자의 시간과 관심을 끄는 거대한 **어그리게이터(Aggregator)**로서 기능하게 했다.

크로스 플랫폼 지원 및 커뮤니티 강화: 다양한 플랫폼 간의 플레이를 지원하고, 소셜 미디어와 플레이어 피드백을 적극 활용하여 강력한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포트나이트는 에픽게임즈에게 막대한 수익뿐 아니라, 그들이 그리는 메타버스의 초기 실험장이자 핵심 허브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5. 에픽게임즈의 경쟁 우위: 통합 생태계와 창작자 중심주의


에픽게임즈의 경쟁 우위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핵심은 통합된 엔드-투-엔드(End-to-End) 디지털 생태계 구축 전략에 있다.

언리얼 엔진의 기술적 리더십: 고품질 3D 콘텐츠 제작의 표준 도구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을 제공한다.

개발자 친화 정책 (에픽게임즈 스토어): 스팀의 30% 수수료 대비 파격적인 12% 수익 분배율, EGS 출시 게임에 대한 언리얼 엔진 로열티 면제 등은 개발자들을 강력하게 유인한다. 이는 기존 유통 플랫폼의 권력 구조에 도전하는 행위다.

에픽 온라인 서비스(EOS): 크로스 플랫폼 멀티플레이, 소셜 기능 등을 무료로 제공하여 개발자들이 에픽 생태계에 쉽게 편입되도록 지원한다.

자체 강력한 콘텐츠 (포트나이트): 엔진의 쇼케이스이자, 스토어와 서비스의 트래픽을 유도하며, 창작자 경제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상호 시너지를 내며 강력한 플라이휠(flywheel) 효과를 창출한다. 엔진은 창작을, 스토어는 배포를, EOS는 운영을, 포트나이트는 참여와 수익을 담당하며, 이 모든 것이 팀 스위니의 창작자 중심(creator-centric) 철학 하에 움직인다. 스위니는 개발자에게 더 많은 권한과 수익을 돌려주고, 플랫폼 독점에 반대하며 개방형 메타버스를 지향한다. 이러한 원칙에 기반한 장기적 투자는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많은 기업과 에픽을 차별화하는 지점이다.


6. 지역사회와의 연결고리: 캐리(Cary)의 거인


에픽게임즈는 1999년 노스캐롤라이나 주 캐리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이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대학(UNCG 등)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지역 경제 및 기술 커뮤니티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2021년에는 캐리 타운 센터 부지를 매입하여 대규모 신규 캠퍼스 건립 계획을 발표했으나, 최근 개발 계획 미제출로 용도 변경 요청이 철회되는 등 일부 불확실성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FTC 벌금, 플랫폼 소송, 직원 해고 등 회사 내부의 어려움과 시기적으로 맞물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픽게임즈가 캐리 지역에 미친 경제적, 기술적 영향력은 부인할 수 없다.


7. 미래를 향한 설계: 메타버스, 그리고 그 너머


에픽게임즈의 다음 행보는 명확하다: 개방형 메타버스의 구현이다.

UEFN(Unreal Editor for Fortnite) 및 Verse 언어: 포트나이트 내에서 사용자들이 직접 고품질 경험을 창작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로, 창작자 경제를 본격화하려는 시도다.

언리얼 엔진의 지속적 진화: 게임을 넘어 영화, 건축, 자동차 등 모든 산업에서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의 핵심 엔진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확장: 개발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스팀의 아성에 도전하고, 자체적인 사용자 기반을 늘려나갈 것이다.

파트너십 확장 (디즈니 등): 최근 디즈니와의 대규모 파트너십은 에픽의 기술력과 비전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도전 과제도 만만치 않다. 애플, 구글과의 법적 분쟁은 지속되고 있으며 , 유니티와의 엔진 시장 경쟁, AAA 게임 시장에서의 기존 강자들과의 경쟁도 여전하다. 포트나이트에 대한 높은 수익 의존도 역시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8. 결론: 에픽게임즈가 중요한 이유


에픽게임즈는 단순한 게임 회사를 넘어, 차세대 인터넷, 즉 **3D 인터랙티브 월드(메타버스)**의 기초 인프라와 규칙을 만들려는 야심을 가진 기업이다. 그들은 언리얼 엔진이라는 강력한 제작 도구를 제공하고, 포트나이트를 통해 가능성을 시연하며,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통해 새로운 유통 질서를 제안하고 있다.

팀 스위니의 확고한 비전과 창작자 중심 철학은 에픽게임즈가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도록 이끌고 있다. 그들의 행보는 플랫폼 독과점에 맞서 싸우며 더 개방적이고 공정한 디지털 환경을 만들려는 시도로도 해석될 수 있다. 에픽게임즈의 도전이 성공할 경우, 우리가 디지털 콘텐츠를 경험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에픽게임즈가 오늘날 테크 산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기업 중 하나인 이유다.


이 글은 Google Gemini, Chatgpt, Genspark 등 인공지능과 함께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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