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
가끔은 태풍급 강풍이 분다.
바람이 심한 날
빈 깡통은 캔캔캔 요란하게 소리를 내며 구르고
박스는 펄떡 일어나 날으는 양탄자가 된다.
신문은 옆집으로 날아가 민원의 초인종을 누르지.
가벼운 쇳조각은 들썩들썩 무서운 칼춤을 주고
덮어놓은 천막은 벗겨져 비밀의 민낯을 드러내고
바람에 흔들리는 모든 것엔 유연함이 있다.
날아가 달아나는 것들을 쫓는 사람들.
바람에 날리는 것은 고물만이 아니라, 어쩌면 갈 곳 몰라 흔들리는 우리의 마음이 아닐까.
느닷없는 일 들이 발생해도 아랑곳없이 살아내는 우리네 일상에 그지없는 존경을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