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주세요
내가 아이였을 때 간절히 원했던 건 나를 알아봐 달라는 것이었다. 작은 질문이면 되었다. 나의 의견을 물어주는 자잘한 질문이면 충분했다.
나의 존재를 알아봐 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였다. 아이를 낳아 입히고 먹이며 교육시키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때의 그들은 인간으로 '나'를 바라볼 여유도 없었고 실존적 의미에서 존재를 본다는 의미를 몰랐다. 나는 눈을 맞추고 관심을 가져주길 원했을 뿐인데, 그런 기억은 많지 않다. 그들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충분히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그 이상 어떻게 해 주어야 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들은 현재를 느끼고, 인간 안에 있는 존재와 마주하는 기쁨을 몰랐다. 나는 너를 관심에 둔다. 너를 사랑한다. 그래, 그렇게 사랑을 표현해 주면 되었는데. 그들은 그것을 말로 해야 아느냐고 반문할 것이지만 그래, 그렇게 해야 한다. 사랑받고 있음을 충분히 느꼈다면 작은 존재는 신나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을 텐데. 행복이 별건가. 나의 마음을 읽어주는 이가 한 사람이라도 있다고 믿었다면 그것으로 마음이 가득 찼을 것이다. 부모가 해 주어야 하는 사랑은 이런 것이라 한동안 생각했다. 나는 그들에게 '나' 존재를 알아 달라고 그것을 원한다고 하지 못했다. 나는 그것을 정확히 인지할 수 없었고, 말로 표현하기란 더욱 어려웠다.
내가 원하는 사랑의 종류를 알고 나서 상황을 더욱 명확히 보았다. 내가 '나'를 알아봐 달라고 하는 요구와 부모님이 주는 사랑은 다른 것이었다. 혼자서만 가지고 있기엔 이야기가 길고 복잡했다. 누군가를 붙잡고 꼭 물어보고 싶었다. 이것이 나만의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르고, 혹시 누군가도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을 것 같았다. 사람사는 것이 비슷한 일이기에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