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마지막을 시작했다.

오늘은 좀 즐거워도 괜찮겠다.

by 에시

12월 1일. 유튜브 뮤직으로 캐롤을 검색해 틀었다.


마냥 신나기만 한 건 아니다.

올해는 유난히 다사다난했고,

버티느라 마음이 여러 번 파도처럼 일렁였다.

그래서인지 캐롤 첫 소절이 들려올 때

설렘보다 먼저, 묘한 묵직함이 스쳤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음악이 공기 중에 맴돌기 시작하자

조금은 괜찮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반짝이는 건 트리도, 조명도 아닌데

내 마음 안쪽 어딘가가

조용히 빛나는 느낌.


올 한 해 쌓였던 생각들을

다 정리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조금 즐거워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길을 걷다 문득 들려오는 캐롤 한 곡이

불안의 결을 완전히 지우진 못해도

내 안의 겨울을 조금은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오늘의 기록은 이렇게 남긴다.

올해가 완전히 정리가 되지 않아도,

마음이 완전히 괜찮지 않아도,

오늘은 좀 즐거워도 괜찮겠다.


그 정도면, 올해의 마지막을 시작하기엔

나쁘지 않은 출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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