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빠지고 코 깨지고

면장이 되자, 알아야 해먹을 수 있는…

by 장순영

장순영 콩트집

면장이 되자,

알아야 해먹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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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bookk.co.kr/book/view/133684


<차 례>


제1부 택시 기사 수난 백서

제1화_ 인연이 되려면 아주 우연히 만들어진대요. 호호호!

제2화_ 추적, 불륜 현장을 잡아라!

제3화_ 1 유로EUR에 1,000원? 감사합니다.

제4화_ 옛 추억의 그림자

제5화_ 운전하려면 귀도 밝아야 돼

제6화_ 아군의 실종

제7화_ 삼인성호三人成虎


제2부 콩트로 푸는 절세 이야기

제1화_ 가혹한 시련, 아! 바람이어라

제2화_ 대체 집이랑 주택이랑 뭐가 다르다는 거야!

제3화_ 유산이 죄야, 무식한 게 죄야!

제4화_ 빛나는 게 모두 금은 아니다

제5화_ 자빠지고 코 깨지고


Two+One

전철에 부는 꽃바람




-제5화-

자빠지고 코 깨지고

<담보 제공한 자산이 경락된 경우의 양도세>



새로 리모델링을 해서 깔끔하게 변한 H 빌딩. 상규는 6층짜리 건물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길게 한숨을 내쉬고 걸음을 옮겼다.

- 제기랄, 건물 이름까지 바꿨어.

지금은 H 빌딩으로 바뀐 S 빌딩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상규의 소유였다. 상규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사옥社屋이었던 H 빌딩을 다시 한번 바라보고는 힘없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 그때 새로 사업을 벌이는 게 아니었어.

경기가 급속히 악화되어 다들 IMF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푸념을 할 때 상규는 위기는 기회라며 오히려 사업을 확장했다.

기존의 아이템으로는 더 이상 시장개척에 한계를 느끼고 물품을 수입輸入해서 국내에 납품하기로 하고 미국산 전자부품을 들여왔다. 물류창고가 더 필요했고, 영업 사원들도 추가 모집했다.

신시장을 개척하며 매출 신장을 위해 열과 성을 다했지만 그나마 남아있던 자금 여력마저 소진하고 급기야 회사 사옥을 담보로 몇 차례에 걸쳐 대출받아야만 했다.

거듭해서 세관을 통과시킨 상품들은 재고로 남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 융자금은 빠른 속도로 바닥을 냈다. 부진한 사업의 돌파구를 찾으려 무진 애를 썼으나 이상규 사장은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처음엔 담보를 더 요구하며 추가 대출을 중단한 K 은행을 원망하고 또 원망했었다.

- 자금이 더 있었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어.

상규는 수입 상품의 가치를 실제 이상으로 과잉 평가했던 자신을 나무랐고, 더더욱 충분한 시장조사 없이 덤벼든 자신의 경솔함에 대해 후회했다.

-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설상가상으로 해외 수입품에 손을 대면서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한 환율은 해가 바뀌어도 떨어질 줄 몰랐다. 당연히 곱으로 손해를 보며 현실을 더듬었을 땐 이미 부채만 잔뜩 쌓인 후였다.


- 휴우우, 봄날은 갔어.

상규는 한동안 패닉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다행히 당시 거래처였던 중소업체에서 마케팅 담당 이사직을 맡겨 근근이 생활하는 중이었다.

아직도 상당액의 채무에 대한 이자를 갚고 나면 봉급은 빠듯하기 이를 데 없었다.

바로 그날 저녁. 퇴근 후 저녁상을 차려온 아내는 여느 이자 고지서처럼 봉투 한 장을 툭 내밀었다. 상규 또한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방 한쪽으로 봉투를 밀어놓고는 저녁 식사를 마쳤다.

- 세무서?

다시 집어 든 봉투의 겉장에는 관할 세무서의 명칭이 인쇄되어 있었다.

“아니 이게 뭐야, 양도소득세라니.”

상규는 봉투를 뜯어보고는 아내를 올려다봤다.

“뭐, 부동산 쪼가리라도 남아있던 게 있었어요?”

시큰둥한 아내한테서 눈을 떼고 다시 서류를 들여다본 상규는 그 액수에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양도소득세라면 부동산 같은 걸 팔았을 때 내는 세금이잖아.”

그렇게 뇌까리며 상규는 양도소득세 고지서가 착오로 발송돼 온 것으로 단정했다.

“그 건물은 은행에 뺏기다시피 압류된 거야. 그런데 양도세라니? 순 엉터리 작자들 아냐?”

상규는 과세 업무조차 제대로 못 하는 세무서 직원들을 탓하며 “내일 찾아가서 단단히 호통을 쳐줘야겠어.”라고 중얼거리고는 텔레비전 채널을 돌렸다.




“이게 제대로 고지된 거라고요?”

다음 날, 한 마디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려고 세무서를 찾은 상규는 틀림없다면서 오히려 당당하게 대답하는 세무서 직원을 보며 황당해했다.

“채권은행에서 그 건물을 입찰에 부쳤더군요.”

“…….”

담당 직원의 이어지는 말을 들으려는 상규의 눈이 평소보다 커졌다.

“담보로 제공했던 부동산이 경매에 낙찰되어 다른 사람에게 소유권이 이전되면 그 채무액만큼 양도한 게 됩니다.”

“그, 그런 법이 어디….”

“바로 소득세법상에 나와 있는 규정이거든요.”

그렇게 말하면서 직원은 법전을 펼쳐 법조문과 관련된 판례를 가리켰다.

“결과적으로 건물을 팔아서 채무를 갚은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거지요.”

“융자금을 갚지 못해서 건물을 넘겨준 것도 억울한데….”

“제때 내시지 않으면 가산세가 부과되어 더….”

직원이 말꼬리를 흐렸지만 그 말은 더 억울하지 않으려면 납기 내에 부과된 세금을 내라는 뜻이었다.

세무서를 나와 상규가 올려다본 하늘은 대낮인데도 어두운 잿빛이었다.





Tip - 관련 규정


소득세법 제88조 [정의] 이 장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개정 2021. 12. 8.>

1. “양도”란 자산에 대한 등기 또는 등록과 관계없이 매도, 교환, 법인에 대한 현물출자 등을 통하여 그 자산을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담부증여로시 수증자가 부담하는 채무액에 해당하는 부분은 양도로 보며,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양도로 보지 아니한다.

가. 「도시개발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른 환지처분으로 지목 또는 지번이 변경되거나 보류지(保留地)로 충당되는 경우

나. 토지의 경계를 변경하기 위하여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제79조에 따른 토지의 분할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과 절차로 하는 토지 교환의 경우

다. 위탁자와 수탁자 간 신임관계에 기하여 위탁자의 자산에 신탁이 설정되고 그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된 경우로서 위탁자가 신탁 설정을 해지하거나 신탁의 수익자를 변경할 수 있는 등 신탁재산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소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소득세법 시행령 제151조 [양도의 범위] ①법 제88조 제1호를 적용할 때 채무자가 채무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하여 자산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다음 각호의 요건을 모두 갖춘 계약서의 사본을 양도소득 과세표준 확정신고서에 첨부하여 신고하는 때에는 이를 양도로 보지 아니한다. <개정 2017. 2. 3.>

1. 당사자간에 채무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하여 양도한다는 의사표시가 있을 것

2. 당해 자산을 채무자가 원래대로 사용ㆍ수익한다는 의사표시가 있을 것

3. 원금ㆍ이율ㆍ변제기한ㆍ변제방법등에 관한 약정이 있을 것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계약을 체결한 후 동항의 요건에 위배하거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당해 자산을 변제에 충당한 때에는 그 때에 이를 양도한 것으로 본다.

③ 법 제88조 제1호 각 목 외의 부분 후단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담부증여(負擔附贈與)의 채무액에 해당하는 부분"이란 부담부증여 시 증여자의 채무를 수증자(受贈者)가 인수하는 경우 증여가액 중 그 채무액에 해당하는 부분을 말한다. 다만, 배우자 간 또는 직계존비속 간의 부담부증여(「상속세 및 증여세법」제44조에 따라 증여로 추정되는 경우를 포함한다)로서 같은 법 제47조 제3항 본문에 따라 수증자에게 인수되지 아니한 것으로 추정되는 채무액은 제외한다. <신설 2017. 2. 3.>

대법원 판례 86누 226, 1986.9.9 요점

대물변제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해준 경우는 양도로 본다.

대법원 판례 86누 60, 1986.6.23 요점

임의경매절차에 의해 부동산의 소유권이 사실상 유산으로 이전된 경우에는 양도로 본다.

대법원 판례 85누 452, 1986.9.9 요점

채권담보목적으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였다가 담보 사유 소멸로 환원한 경우에는 양도로 보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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