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는 노인

탈무드에서 푸른 하늘을 읽다_ 11

by 장순영

땀에 축축하게 젖어 보기에도 안쓰러운 노인은 그래도 쉬지 않고 나무를 심고 있었다. 길을 지나가던 나그네가 그 모습을 보고 노인을 거들어주면서 물었다.


“이 나무가 언제쯤 열매를 맺을까요?”


나그네의 물음에 노인이 숨을 고르며 이렇게 대답했다.


“한 삼십 년 후에 열매를 맺지 않을까요.”

“어르신께서 그 열매를 드실 수 있을까요?”

“아무리 오래 산다 해도 이 나무 열매는 맛볼 수 없겠지요.”


나그네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물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힘들게 나무를 심고 계세요?”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 마당에 과일나무가 많았소. 나는 그 열매를 따먹으며 자랐지요. 그 나무들은 내가 태어나기 전에 할아버지께서 심으신 것이었소. 아버님도 나무를 심고 그 열매 한 번 못 드시고 돌아가셨는데 나는 그걸 먹고 자랐지요. 난 지금 내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하셨던 일을 하고 있을 뿐이오.”


나그네는 감동하고 노인이 나무를 다 심을 때까지 도와주었다.




산과 들에 푸르게 자라는 나무들을 누가 심었을까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자연은 후대에 물려줄 유산이다. 후손들로부터 사는 동안 임차해서 점유하고 있을 뿐이다. 내 후손에게 상환하고 또 물려줄 유산에 소홀할 수 있겠는가. 노인이 땀 흘린 노력은 아들, 손자가 수확한다는 기약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가꾸고 보듬은 자연은 훗날 우리 후손의 훌륭한 쉼터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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