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돌, 즉 옥玉의 원석을 구슬의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은 네 가지의 절차탁마切磋琢磨의 기술적인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첫 번째 공정이 옥을 원석에서 분리하여 적당한 모양대로 끊거나 자르는 절切이며, 두 번째가 원하는 모양으로 옥을 썰어내는 과정의 차磋이다. 세 번째는 도구를 이용해 로 원하는 모양으로 쪼는 과정으로 두드려 다듬는 탁琢이다. 마지막 네 번째가 옥을 갈고닦는 마磨의 공정이다.
톱으로 자르고, 줄로 쓸고, 끌로 쪼며 숫돌에 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서 옥은 무결점의 보석으로 완성되어 아름다운 빛을 발하게 된다.
논어의 ‘학이學而’ 편에 자공과 그의 스승인 공자의 대화가 나온다.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된 사람이 아닐까요?” “바람직하지만 가난하되 배움을 즐길 줄 알고 부유하되 예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나은 사람이지 않겠느냐.” “스승님 말씀은 시경에 나오는 절차탁마의 구절을 이르시는 것입니까?”
자공의 말에 공자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자공아, 훌륭하다. 이제 너와 더불어 시경을 논할 수 있구나.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듯, 지나간 일을 되짚어 앞으로 올 것까지 예측하는구나.”
공자와 자공의 대화에서처럼 절차탁마는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이다. ‘위풍衛風’ 편을 보면 ‘기오淇奧’라는 노랫말이 기록되어 있다.
기수淇水라 저 물구비
푸른 대 우거졌네
어여쁘신 우리 님은
뼈와 상아 다듬은 듯
구슬과 돌 갈고 간 듯
엄하고 너그럽고
환하고 의젓한 분
어여쁘신 우리 님을
끝내 잊지 못하겠네
이 가사는 위衛나라 무왕武王의 덕을 칭송한 것인데 절차탁마한 보옥에 빗대 우리 님을 노래하였다. 직역하면 잘 다듬은 옥처럼 조각 같이 잘생긴 남자를 표현한 구절이라 하겠다.
자공이 이 말을 군자의 인격도 이렇게 다듬었을 때 완성된다는 의미로 인용해 스승으로부터 크게 칭찬을 받은 것이다.
절차탁마의 공정을 거치지 않았을 때 옥돌은 그저 돌멩이와 다르지 않다. 원석을 잘 갈고 다듬어 훌륭한 옥구슬을 만들어 내듯 사람도 목표를 세우고 쉼 없이 노력했을 때 비로소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숙어이다.
학문, 예술이나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또 소양이나 인격을 꾸준히 갈고닦을 때 그 과정을 비유하는 말로 종종 인용된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 사람들의 인생도 저절로 완성되지 않는다.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오로지 결과에만 연연하게 된다면 그 성과는 길게 가지 못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절차탁마의 노력이 뒤따라야만 그 성공도 오래 이어갈 수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쉽게 번 돈은 쉽게 사라지듯 행운이 따라주어 부를 거머쥔 졸부는 그 부를 불리거나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돈의 가치를 안다는 것은 그 돈을 벌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또 돈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보편적으로 그 돈을 가치 있게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