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대 오시나요

by 꽃비내리던 날


청년은 말이 없었다.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렸지만

끝내

어둠을 맞이했다.


거리거리마다 흐르던

불빛이 흐느끼듯 울고 있었다.


별빛 속을 헤매이던

그림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아직 사랑이 남아 있느냐고,

미치도록 사랑해 봤느냐고,

죽을 만큼 아픈 상처뿐인가를.


청년이 대답했다.

너무 보고 싶다고,

어디까지 갔는지,

돌아올 수 없는 기억을

애써 붙들고 싶다고.


바람 따라 바람 따라

떠나버린

그대의 웃음소리

듣고 싶다고.


낮은 속삭임으로

노래 부르면

다시 올 것만 같다고.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문득 가을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