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김밥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다

모두를 소풍으로 만드는 마법음식

by Lee S

오늘 뭐 먹을까?

늦은 주말, 강쥐는 말한다.


집김밥!!!


아이고 효녀.

엄마 안 힘들까 봐..!?


하지만 자주 하다 보니 달인 수준이다.

금방 8줄 정도는 휘리릭.



재료는 단순하다.


스팸, 당근, 계란, 밥, 김밥용 김.


특별할 것 없는 구성.

그런데 이 조합은 늘 실패가 없다.


어쩌면 김밥은

재료보다 순서의 음식이다.



냉장고 보험인 계란부터 시작한다.


계란에 소금을 살짝 넣고 풀어

지단으로 얇게 부친다.


노랗게 잘 익은 계란을 식혀두고

그다음은 스팸.


작은 캔 하나를 꺼내

0.8센티 정도 두께로 썬다.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게.


팬에 올려

살짝만 굽는다.


기름이 번들거리기 시작하면

그때 꺼내는 게 포인트.



당근은 조용히 준비된다.


채를 썰어

폭탄찜기에 넣어 쪄둔다.

계란찜기인데

작아서 손이 잘 가는 찜기.

째깍째깍 - 띵!

남편이 붙여준 별명이다.

(이거 정말 강추다!)


볶지 않고 쪄낸 당근은

더 부드럽고 달다.


이건 집김밥만의 방식이다.


눈에 띄지 않지만

먹어보면 차이가 난다.



밥이 사실은 핵심이다


밥을 지을 때

식초 반 숟갈.


이 한 번의 선택이

김밥 전체의 인상을 바꾼다.


너무 되지 않게 살짝 촉촉하게!

난 집김밥이다 티 내기 위해.


밥을 한 김 식힌 뒤

소금, 참기름, 그리고 들기름.


들기름을 넣으면

속이 편하다.


이건 나만의 작은 킥.


깨까지 넣어

조심스럽게 섞는다.


그리고 다시 한번, 식힌다.


김밥은

급하게 만들면 맛이 덜하다.



이제 말아볼 시간


김 위에 밥을 얇게 편다.


욕심내서 많이 넣으면

결국 터진다.


얇게, 고르게.


그 위에

계란, 스팸, 당근.


그리고 조심스럽게

한 번에 말아준다.


김밥은 망설이면 실패한다.



소풍은 아니지만 소풍이다.


도시락통에 가지런히 담긴 김밥.


특별한 반찬은 없어도

이거 하나면 충분하다.


밖에 나가

돗자리 펴고 먹지는 않더라도 이미 집은 소풍.


2줄은 근처 사는 시엄마께 배달.



집김밥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누군가를 위해

조금 더 준비하고,

조금 더 신경 쓰는 시간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맛있다.


오늘은 소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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