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대로 집을 보고 갔다. 너무 나서도 꼴볼견이라 조금만? 어필했다 "전에 거주하던 어르신들이 샤시를 포함해서 부분부분 리모델을 하신거 같고 저도 들어와서 등교체, 방충망 교체 등등 잔수리는 다했다"고 어필.
"책이 많으시네요"라는 업자의 말에
"사장님, 나 출판사하잖아"
"아참, 그랬지"
정릉에서 거의 90% 책을 버리고 와서 널널한데도 남의 눈에는 많아 보이는거 같다. 여기서 또 버려야 한다 생각하니...ㅜ
만약 집 구매의사가 있으면 늦어도 담주 초에는 운을 떼오지 싶다. 아무리 아까워도 이왕 옮겨야겠다 생각했으면 빨리 가는게 낫다.
아까 그런 만감에 젖어 걷기를 하다가 처음으로 공원 벤치에 앉아봤다.
녹음이 무성한 여름엔 한번도 앉지 않았던 곳에 깊은 가을 앉으니 그 감회가 새로웠다.
잠시였지만 뭉클함도 느꼈고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새로운 곳에서의 새 여정이 마치 겪어본것처럼 스쳐갔다.
주말에 약속이 없으면 처지는건 확실하다. 그래도 집을 내놔서, 대부분 주말에 와서 당분간 주말은 비워둬야 할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