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일기

by 박순영

고단했는지 어젯밤 야식을 먹고는 소파잠을 잤다.

야식은 늘 같다. 치즈, 수박, 물.

여독이 겹쳐 잘 잤다. 오랜 시간 잔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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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어선지 꽤 쌀쌀해서 창을 좀 닫았다.

올여름 기세등등하다더니 예상보다는 덜한거 같아 다행이다.

물론 한낮엔 열대를 연상시키지만.


이번주쯤 이사의 윤곽이 나오려니 하던게 진짜 나오고 있다.

내안에서의 윤곽.

옮기지 않을거라는. 그럴 필요가 없을거라는 확신에 가까운 예감.

들어올 사람의 잔금 확보가 거의 불가능해졌으므로...


그렇다면 남은 실거주 1년을 잘 보낼수밖에.

물론 다시 내놓기야 하겠지만 ....

그래도 이참에 짐은 한번 솎아냈다. 가끔 이렇게 이사를 핑계로 짐을 버리는것도 나쁘진 않다.

오늘저녁엔 까사미아 책상을 당근하러 온다고 한다. 우리 단지 사람이라는데 1년을 살았어도 알지 못하는 이웃..


이웃 얘기를 하니 어제 일이 떠오른다.

현관을 나서는데 컹컹 옆집 개가 짖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다고 다시 들어올수도 없고 해서,

그냥 엘베쪽으로 갔더니 언제 한두번 본 옆집 아가씨가 인사를 했다.

"먼저 내려가세요"라며 개를 자기쪽으로 끌어당겼다.

당연 그래야하지만, 그래도 이웃이어서 "같이 타세요"라고...

물론 그 아가씬 개와 실랑이하며 안 탔다.


저 개는 내 인기척만 들려도 컹컹 짖어댄다.

그럼 '언니야 언니!'하고 말 해주면 조용해진다.

이곳엔 이렇게 어리바리한 책장수, 멍청한 강아지, 그리고 예의바른 이웃이 산다.

그리고 하나 더, 여름이면 요란을 넘어 기괴해지는 새소리들....

나의 파주 일기는 이렇게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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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오류의 터널을 지나는 청춘들의 이야기, 사랑의 오류.

홀몸에 대한 다각적 고찰, 관련 소설 3편, 재행 개정판.


전자/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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