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날의 감사

by 박순영

오전 내내 또 졸음이 쏟아져 자다깨다를 하다 조금전 운정 피부과를 갔다.바로 위 정신과 진료가 오늘이어서 거기에 맞춰 간건데 지금 올라온 수포가 다행히 대상포진은 아니고 '그 친구' 단순포진이라고 한다 .그래도 연고를 계속 바르고 약 5일치를 다 먹어야 한다고 한다. 그나마 대상포진이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요놈도 어쩌다 스치기라도 하면 그 존재감이 만만찮다. 주된원인은 과다 스트레스에서 오는 수면장애라고 한다.



그리고는 그 위 정신과에 가서 요즘 내 엉망인 생활을 실토했다.

그래도 겨울전까지는 이 어지러운 상황을 정리하겠다고 다짐하였고 의사는 반신반의하면서도 믿는 눈치였다.

그리고는 약을 잔뜩 타서 오는데, 예전 파주살면서 거기 드나들던 때가 생각났다.

콜이 안잡히면 나오지도 못하던...

그래도 일산은 그런 리스크는 없어서 다행이다. 그런거보면 주거운은 상승한 셈이다.


그리고는 어제 밤에 충동적으로 시킨 당큰 케익에 수박을 먹고 피부과약을 먹고 세수를 하고 침대에 구부정하니 기대서 컴을 하고 있다.

그래도 지금이 호사인게 창 없는 방이나마 따로 있어 아늑함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운이 최악이 아닌것에 감사할 일이다. 일단 대상포진은 면했고 방딸린 구조의 오피스텔, 그리고 호수.

최대한 이 상태를 지키려 내 나름 노력해볼 생각이다. 스트레스와 맞서지 않고 외면하면 완화될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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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가 어디죠?”


“어디라니요?”


“제가 갑자기 여길 와서 어딘가 해서요.”


“여기 달이잖아요.”


“네? 달이요?”


“누구 만나러 왔어요?”


“만나다니요. 누굴요?”


“여기 왔으면 만날 사람이 있을 것 아니에요.”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저 멀리 짙은 어둠이 가득한 우주에 푸른빛이 감도는 지구가 보였다. 내딛는 발걸음 사이사이 회색빛 모래알들이 안개처럼 천천히 공중에 떠올랐다-




“그래! 엄마 죽으면 나도 끝내려고 했다. 지금 누워있는 사람은 내가 알던 엄마가 아니야! 엄만 활기차고 강한 사람이었어. 절대 저런 모습이 아니었다고"



-달에서 날아가지 않는 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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