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DI Open Water Diver가 되어 보자
그토록 열망했던 일이었고 수영을 배우느라 10개월이나 지체되었음에도 어찌 된 일인지 나는 다른 것에 빠져 일 년 여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다시 스쿠버다이빙으로 마음을 돌린다.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자격증은 동남아, 주로 필리핀에 가서 3~4일 정도면 빠르고 싸게 취득할 수 있지만 자격증 취득만을 목표로 해외 나가기도 마땅치 않아 고민 끝에 국내의 업체에서 교육을 받기로 했다. 주말 시간을 이용해서 이론 교육, 필기시험, 제한수역 교육을 받고 해양 실습까지 하는 거라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비용도 훨씬 많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 마침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의 교육업체를 찾아 기쁜 마음에 연락했지만 한창 여름 성수기라 강사님들과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아 결국 인천까지 찾아갔다(당시 내가 살던 곳은 서울 관악구이다). 다음 기회에 배울까 하는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여기서 더 지체하다는 가는 평생 못 배울지도 모른다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간단한 이론 수업을 진행하고 이론 시험은 개인공부 이후에 치르기로 하고 일단 1차 제한 수역 교육을 시작했다. 장비 세팅하고 해체하는 방법부터 물속에 들어가고 가라앉는 방법, 이퀄라이징 등등 가장 기본이 되는 스킬들을 배우고 반복 연습해 본다. 무거운 공기통을 등에 메고 물속에서 두어 시간 보내니 체력이 바닥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뿌듯함과 변화되는 내 모습을 신기해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몇 번의 고비를 넘기고 드디어 시작한 나에게 아주 많은 칭찬을 해주었다.
2차 교육은 김포공항 근처 호텔에 있는 잠수풀에서 진행했는데 잠수풀 일부의 벽이 유리로 되어 있었다. 로비에서 사람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구경하는데 그 관심을 받는 재미가 쏠쏠했다. 감히 교육생 주제에 말이다. 2차는 안전과 생존에 관련된 마스크 물 빼기, 호흡기 뺏다가 다시 물어보기, 물속에서 장비 벗었다가 다시 착용하기 등등 좀 더 강도 높은 스킬을 배우는데 물속에서 마스크를 벗었다가 다시 착용하고 마스크 물 빼는 실습이 가장 힘들었다. 눈과 코로 물이 들어온다는 공포심 때문인데 이를 극복하기까지는 아주 많은 세월이 필요했다. 그리고 중성부력, 부끄럽지만 중성부력은 아직도 자신 없다. 이후의 스쿠버다이빙 여행에서도 매번 처음 물에 들어갔을 때는 전혀 못하고 연속하여 두어 번 들어간 후에야 감을 잡는다. 그렇지만 감을 잡을 때쯤이면 다이빙을 끝내고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는 처지인걸.
나름 강사님으로부터 습득이 빠르고 체력도 좋아 잘한다는 칭찬도 받아가며 제한 수역 교육을 끝냈다. 다음은 이론시험 차례이다. 생소한 분야이기는 하지만 제한 수역 교육을 받으며 몸소 경험한 것이 있어서 그런지 이해하는데 어렵지는 않았다. 그리고 나는 관심이 있으면 공부하고 시험 보는 것을 즐기는 성향이다. 당연히 대부분의 교육생들처럼 한 번에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다. 한 단계, 한 단계 이루어내고 발전하는 성취감은 언제나 짜릿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