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번의 실패와 한 번의 성공

by 바다엄마

"육아란 마치 실험 같구나."


요즘 나의 모습이 과학자들과 비슷한 것 같다. 만번의 실패를 거듭하면서 수많은 변수들을 경험하고, 결국 한번의 성공에 이르러 기뻐하는 과학자들과 이유식을 만들면서 수많은 실패와 한번의 성공을 경험하고 있는 나. 비슷하지 않은가?


나의 아들은 이유식 먹는 양이 정말 적은 편이다. 만 6개월이 되기 전에 소아과 선생님의 권유로 이유식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하루에 먹는 양이 10ml 혹은 20ml 정도였다.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도 이유식 양이 좀처럼 늘지를 않았다. 8개월이 조금 지난 지금도 먹는 양은 80-90ml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백화점이나 아울렛 수유실에서 만난 비슷한 개월수의 아이들은 120ml 혹은 그 이상을 먹어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던데. 참, 자식 키우는 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을 8개월부터 깨닫게 되다니.


일주일에 한 두번, 이유식 큐브 공장을 가동해도 먹는 양이 좀처럼 늘지 않았다.


"재료 조합이 문제인건가?"

새로운 재료들을 조합해보기도 하고, 이유식 책에서 레시피를 찾아 따라해보기도 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너무 되직한가?"

해서 물 양을 좀 더 넣어보기도 하고.


"감자, 당근, 단호박, 고구마 때려 넣어!"

좋아하는 재료만 넣어서 만들어보기도 하고.


"이유식 잘 먹으면 떡뻥 하나 줄게."

상벌제도로 꼬셔보기도 하고.


"뭐야? 왜이렇게 잘먹어? 어랏? 사과퓨레....?"

어느 날 시판 이유식 체험팩을 먹여봤는데 너무 잘 먹길래 성분을 보니 사과퓨레가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유레카! 그때부터 나도 사과퓨레를 조금씩 넣어서 이유식을 만들어봤다. 은은한 단맛이 마음에 들었는지 우리 아들은 그때부터 이유식을 넙죽넙죽 잘 먹는다.


아이가 한 입 행복하게 먹어주면 그동안 내가 했던 마음 고생들이 씻긴 듯이 사라지는 것 같다. 물론, 제발 한 입 먹어달라고 애원하는 순간 마음 고생이 다시 시작되기도. 이유식 하나 만드는 데도 만번의 실패와 한 번의 성공이 거듭되는데 육아 전반에 걸친 나의 만 번의 실패와 한 번의 성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지금도 생성되는 중이다. 이쯤되니 내가 '우리 아들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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