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에고라는 적
제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중 아빠의사 인생 스킬북이라는 채널이 있습니다. 대인관계, 인생, 연애 등 흥미로운 주제를 심리학, 정신분석학적으로 풀어내는 채널입니다.
영상은 나는 솔로 12기의 광수와 옥순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광수님은 옥순님께 계속 대시하고 옥순님은 거절하면서 명대사를 남기죠.
혹시.. 그런 걸 사랑이라고 생각하는거야?
남자라면, PTSD가 올라오면서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멘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굳이 이렇게 잔인하게 말을 했어야 했을까요.
혹시.. 그런 걸 ㅇㅇ이라고 생각하는거야?
비단 사랑만 그런 것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일, 성공, 대인관계 등 인생의 다양한 영역에서 내가 소중하게 생각한 것은 종종 나를 배신합니다. 이 관점에서 옥순님의 명대사를 다양하게 풀어볼 수 있습니다.
혹시.. 그런 걸 업무라고 생각하는거야?
혹시.. 그런 걸 팀이라고 생각하는거야?
혹시.. 그런 걸 성공이라고 생각하는거야?
혹시.. 그런 걸 인생이라고 생각하는거야?
혹시.. 그런 걸 친구라고 생각하는거야?
에고라는 적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6036763곰곰히 생각해 보면,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타인은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누가 모를까요? 그런데도 우리는 성공, 욕심, 권력, 통제력에 사로잡혀 집착하게 됩니다.
얼마 전 읽은 책 '에고라는 적'에서는 이러한 집착의 원인을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믿는 건강하지 못한 믿음'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그 누구보다 잘해야 하고 많이 가져야 하고 많이 인정받아야만 한다는 신념이 우리 자신과 일, 사랑하는 사람을 망친다고 합니다.
세상에 이성은 많고, 회사도 많고, 성공의 정의는 사람의 수만큼 있는데 우리는 에고를 놓아주지 못해 실패라도 하면 분노하고 좌절하며 잘못된 의사결정을 계속 반복하는 것입니다. 장애인 주차 구역에 대놓고 주차할 만큼 큰 에고 때문에 애플에서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처럼요.
나를 위한 캔버스 전략
다른 사람을 도움으로써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돕는 것, 바로 이것이 '캔버스 전략'이다. 이 전략은 장기적인 효과를 위해서 단기적인 효과를 버리려는 노력이다. 모든 사람이 타인의 인정과 존경을 구할 때 당신은 그것들을 머릿속에서 아주 지워버려라. 다른 사람들이 칭찬받도록 내버려 두면서 당신은 훗날 이자가 엄청나게 불어서 되돌아올 때까지 계속 저축하기만 하면 된다. 그럼으로써 그들이 칭찬과 존경을 받을 때 당신은 오롯이 즐거워할 수 있다. 이것을 당신의 목표로 삼아라.
- 상사에게 건네줄 멋진 아이디어들을 떠올린다.
-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는 일을 찾아서 그 일을 한다.
- 비효율적이고 불필요한 작업을 찾아낸다. 그런 다음 자원이 낭비되는 지점을 찾아서 메우고, 절약되는 자원은 다른 영역으로 돌린다.
- 다른 누구보다도 많이 만들어 내고 자기의 아이디어를 남에게 준다.
출처 : 라이언 홀리데이 '에고라는 적'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책에서는 캔버스 전략을 이야기합니다. 아들러의 타자공헌 개념과도 비슷해 보입니다. 캔버스 전략이란, '나'라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타인을 위해 행동하고 그것을 말미암아 '나'의 가치를 실감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나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누구일까. 나다움에 대한 콘텐츠와 책이 넘쳐나는 요즘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라는 것이 어쩌면 중요하지 않고 오히려 상황과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게 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에고를 조금 내려놓고 타인에게 공헌하다 보면 나의 진심을 꽃처럼 알아봐 주는 소중한 것들이 나타나지 않을까요?
이유는 없다 있다면 오직 한 가지
네가 너라는 사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가득한 것이다
출처 : 정밀아 '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