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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넬하마담hamadam May 02. 2023

하마담의 인생 음악

 오래전에 악기를 배우는 취미를 갖게 되었다

그 시절, 배경을 떠올려보면 고되고 힘든 마음이 그려지고 아련해진다.

그 시절, 나는 여교 교사였다. 

당시 한 3년 하고 나면 나의 직장생활이 마감되지 않을까.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한    

교직 생활은 20년을 넘어가고 있었다. 

치열하게 살고 있었다. 복지가 좋지 않은 때이기에 직장여성으로서 육아가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모른다. 

어쩌면 딸아이 하나를 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영화 제목 처럼 말이다. 

요즘 트랜드 용어인 독박 육아도 힘들지만 위킹맘의 육아 또한 고달팠다. 아니 슬픈 현실 이 참 많았다. 

서러운 시절도 많았다. 여성들의 직장생활의 고충을 고스란히 체험했다는 얘기다.

어려운 여건과 상황속에서 자란 딸은 어엿한 여고생이 되었다. 세월은 화살 같다 했던가.


어느 날 통보를 한다. 공부하러 가고 싶다며, 아니 가기로 했다며,

이미 아빠와 얘기를 나누고 결정을 내린 상황이었다.

나도 하고 싶었던 일 중에 하나였다. 유학이라는거 말이다.

그래서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딸은 떠났다. 북경으로 유학을 간 것이다. 

남편 또한 마흔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영화 일을 하겠다며 떠났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것이다. 인생 2막을 영화배우 겸 감독으로 입문한 것이다

그즈음에 중국으로 촬영을 갔다..

원래도 조촐한 가족이었는데 이제는 각각 살아야 하는 날이 온 것이다.


나는 가족들의 성공과 영광을 기대하며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늘 마음 한구석이 시렸다.. 

가족이 떨어져 있다 보니 혼자 밥을 먹는 일이 다반사였다.

혼밥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 어색함은 이루말 할 수가 없었던 시절이었다.

밥을 먹어도 차를 마셔도 쓸쓸함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연히 길거리에 붙어있는 플랭카드를 보게 되었다. ‘직장인밴드’ 모집이었다.

아! 악기를 배워봐야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그곳으로 곧장 찾아갔다.


이렇게 나의 음악 생활이 시작되었다.

두두리고 때론 내리치고도 싶었다. 그 무언가가 드럼이었다. 

멋지게 사는 인생처럼 보이고 싶어 드럼을 선택했으나 신체 분리 등 어려움이 많았다.

과감하게 드럼을 접고 대신 멜로디 악기인 색소폰을 선택 했다..

이름하여 노후대비 보험 하나 들었다는 생각으로 임했고 열심히 했다.

그렇게 나의 음악 생활은 어려운 현실 도피용으로 문을 연 셈이었다.


긴 세월이 흘렀고 음악은 나에게 나팔부는 시니어라는 캐릭터를 선사하였다.

음악에는 왕도가 없다. 세상 모든 일에도 왕도는 없는 듯하다.

결국 연습 만큼 훌륭한 스승은 없다는 진리를 날마다 깨우치며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제는 올해 들어 처음 맞이하는 공연 날이었다.

잠깐의 공연이지만 수많은 시간을 내서 연습해야한다.

우리팀은 순수한 아마츄어로 구성된 중년 색소폰 앙상블팀이다.

맴버 구성원들은 중년, 시니어, 그리고 남,녀, 

각양각색의 단원들로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매일 연습하고, 수업받고,  

시간이 무르익을 무렵이면 공연에 참가하거나 연주회를 연다.


어제의 공연은 국회의원, 군수, 면장 지역유지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규모가 큰 행사였다.

우리팀 ‘YD 피플’은 단체복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첫 곡으로 팡빠레를 울렸다.

야외에서 흥을 돋구는 것은 신나는 노래가 제격이다 즉 트롯이다.

굥연갈 때 가장 중요한 것들은 악기와 보면대, 악보이다.

하필 내 옆 짝궁이 악보를 두고 왔다.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     


 이제 준비 끝.

리허설이 이어지고 팡빠레와 함께 공연이 시작되었다, 

관중들의 큰 박수 소리와 함성이 이어졌다.

하늘도 맑고 관객도 많고, 웃음으로 가득찬 공연이었다.

신나는 연주 음악으로 관객들의 어깨가 들썩이는 모습이 보였다.

무대 앞에서 벌어진 네빈들의 막춤 삼매경.

지역 국회위원이 막춤을 추는 광경은 생애 처음 본 것 이었다.

만국 공통어가 음악이다.. 

남녀노소가 모두 신났다.    

 

이렇게 음악 생활을 하며 인생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더불어 음악 봉사를 하고 싶은 작은 바램이 있다.

시니어인 내가 조금 먼저 악기 배우기를 시작하였으니 뮤직 기버가 되는 것이 나의 목표다.

지루하고 힘든 연습시간이 가져다준 큰 기쁨을 오래도록 만끽할 것이다.

오늘도 칭찬하며 응원하는 하루를 잘 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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