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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닉 Jul 05. 2024

같은 편인지 아닌지 따지기 바쁜 사회.

이상한 나라 앨리스에 나오는 꽃은 무얼 풍자하는가?

이상한 나라 앨리스에서 꽃은 앨리스에게 잘해주다가 갑자기 물 뿌리며 쫓아낸다. 꽃을 보며 왜 앨리스에게 무례하게 대하는지, 디즈니는 무엇을 비판하려 하는 건지 이야기하겠다.




혈통과 출신을 따지기 바쁜 꽃



꽃은 앨리스에게 친절을 베푼다. 먼저 말 걸고 음악 들려주고, 같이 음악 부르자며 끼워주고, 잘 못 부르거나 실수해도 웃어 넘어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꽃이 앨리스에게 잘 대해주던 이유는 앨리스도 꽃인 줄 알아서다.


하지만 앨리스가 자신은 꽃이 아니라 소개하자 잡초라 생각해 못살게 굴며 앨리스를 쫓아낸다. 처음에 앨리스를 대하던 친절이 사라지고 앨리스에게 떠나라 강압하고 물 뿌리며 조롱한다. 어린 꽃봉오리는 앨리스가 이쁘다고 생각하지만 어른 꽃이 묵살한다.


앨리스는 꽃은 예의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하며 길을 떠난다. 겉모습은 아름답지만 속은 뒤틀린 모습, 같은 그룹이 아닌 걸 알고 배척하는 모습을 풍자한다. 외모, 신분을 보고 판단하는 족속. 외모지상주의, 혈연지연을 비판한 게 아닐까?


꽃은 예의를 더 배워야겠어.
-앨리스 대사 중-


같은 그룹이자 공동체인줄 알고 잘해주다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 매정하게 구는 사람, 반대로 잘 맞지도 않고 공감도 안 되고 헛소리를 하지만 자신과 같은 그룹이라고 편들어주는 경우는 사회에 허다하다. 대표가 종교, 정치다. 같은 종교 분파 거나 정당을 믿으면 안 맞아도 편들고 다른 걸 믿으면 적대한다. 꽃 역시 그런 모습을 담았다. 같이 이야기하며 좋아하다가 같은 그룹이 아니라니까 돌변한다.



꽃과 잡초


꽃은 잡초를 싫어하는데 꽃과 잡초 차이란 뭘까? 잡초에 속하지 않는 꽃은 생명력이 약해 가꾸어줘야 한다. 때분에 흔하지 않아 자연에선 귀하고 아름다우며 향기가 진하다. 환경이 맞아야 하니 키우기 쉽지 않다.


잡초 뿌리


잡초는 생명력이 강해 혼자서도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덕분에 많은 자손을 번식하고 메마른 흙에서도 자라난다. 잡초 뿌리가 오염물질 흡수하고, 흙에 숨통 튀어주고, 양분을 주어 땅을 살려낸다. 오염된 땅을 정화시켜 다른 생명을 부르지만 보기 쉽고 언제나 있다는 이유 때문에 가치가 낮아진다.


위 내용만 보면 잡초가 꽃 보다 가치 있다. 잡초는 다른 꽃처럼 앨리스를 혈통 때문에 무시하지도 않을 터다. 꽃은 누군가 잘 가꾸어주고 좋은 환경에 태어난 덕분에 피어났으나 예의 없으며 그게 자신이 가져도 되는 특권이자 품격이라 믿는다. 이는 디즈니가 하는 엘리트, 혈통 주의 비판이다.


좋은 환경에서, 누군가 가꾸어줘야 아름다움을 뽐내는 존재와 척박한 환경에서, 누구 도움도 없이 혼자 피어나는 존재 중 뭐가 과연 더 가치 있고 아름다울까?



무엇을 말하는지를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안다.


혈통만 따지는 존재는 그거밖에 없기 때문에 세세히 따진다. 내가 가지지 못했다면 비교하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야기하길 원하니 자신이 가진 요소 중 자랑스럽고, 남이 가지지 못한 것만 올려놓고 비교한다. 꽃도 그런 식으로 출신과 혈통만 따지기 바빴다.


스스로 이룬 게 없다면 선천적인 걸 이야기하고, 자신이 생각할 때 가지지 못한 게 있다면 그걸 가졌다는 식으로 말한다. 다른 사람 도움 덕분에 성공한 사람은 자기 노력 만으로 성공했다고 외치고, 결백하지 않은 사람은 결백을 외친다.


어쩌면 꽃은 네포 베이비, 금수저 자녀로도 비유와 비판이 가능하겠지만 능력주의 환상은 해당 영상과 관련이 없을 테니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자.




오늘은 이상한 나라 앨리스에 나오는 꽃을 보며 디즈니가 비판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야기했다. 내용이 유용하고 영화를 더 풍부하게 감상하는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글 마친다. 다음에도 앨리스 관련 이야기로 찾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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