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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혜윤 변리사 Jun 17. 2024

특허괴물(NPE) 소송 피할 수 있는가?(티맥스 사례)


안녕하세요. 더클라쎄 특허법률사무소 정혜윤 변리사입니다.


미국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 모든 기업들은 특허괴물(NPE)과의 소송을 두려워합니다. 저도 기업들을 만나면서, 특허 괴물에 대한 걱정 및 우려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과연 특허괴물 소송, 피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현실적인 답변은 '피할 수 없다'입니다. 소송 자체를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소송을 최대한 효율적이고 간결하게 끝낼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제가 전담으로 특허 출원을 담당했던 티맥스소프트도 역시 미국에 진출 후, 미국의 특허괴물로부터 특허 소송을 당했습니다. 이때 제가 담당자로서 내린 결정은, 이미 시작된 소송, 최대한 저비용으로 빠르게 끝내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티맥스 사례와 함께 특허괴물 소송을 시간, 비용, 노력 측면에서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특허괴물이란?


특허괴물(Patent Troll)은 다른 사업체나 개인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여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나 개인을 가리키는 비공식적인 용어입니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특허를 상품이나 서비스 제작에 활용하지 않는다고 하여, 특허괴물을 NPE(Non-Practicing Entity)라고도 부릅니다. 특허괴물은 주로 특허권을 사들여 그 특허를 기반으로 다른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라이선스 비용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추구합니다.


특허괴물에 대한 설명만 봐도, 기업 입장에서는 경계해야 할 대상인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미국에서 특허괴물들의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사업을 고려하는 기업들은 특허괴물에 대한 걱정을 안고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소송보다는 합의를 목표로 진행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특허괴물과의 소송을 피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특허괴물은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기업을 모두 다 잠재적 타깃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특허괴물의 타깃 망에서 벗어나는 것은 어렵습니다. 언제 어떻게 제기될지 모르는 특허괴물과의 소송을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빠르고 그 소송을 끝내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제가 담당했던 티맥스 소프트의 경우에도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미국의 NPE로부터 특허 침해 소장을 받았습니다. 이때 소장을 받자마자 제가 티맥스 법무팀과 내린 결론은 "소송까지 가면 안 된다, 최대한 낮은 비용으로 빠르게 합의하자"였습니다. 미국의 경우 소송 대리인 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특히 특허 전문 변호사의 경우, 다른 변호사들보다도 높은 비용을 받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미국 변호사들의 시간당 비용은 거의 500달러 수준으로 청구가 되며, 한 번 소송을 시작하게 되면 그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티맥스 소프트의 전략은 한국의 변리사들을 통해 낮은 비용으로(미국 변호사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합의를 위한 근거 자료를 만들고, 최대한 많은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여 합의 비용을 낮추는 것이었습니다. 합의를 위한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대응전략 01. 특허 비침해 주장


해당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특허권에 대한 상세한 권리범위 분석이 필수적입니다. 청구항과 그 발명의 설명 내용, 그리고 해당 특허권이 등록된 과정(특허청과 오고 간 서면 자료 및 제출한 의견 내용)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여러 개의 청구항이 있다면, 청구항 각각에 대한 권리범위 분석을 수행하고, 기업의 실시 형태와 비교해서 해당 권리범위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해야 합니다.


만약 기업의 실시 형태가 외부에 공개되어 있지 않다면, 기업의 실시 상황을 특허괴물에게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허괴물들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상대로, 소위 찔러보기 식의 소송 제기도 많이 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알고리즘 특허를 가지고 있을 경우, 특허괴물들은 A 알고리즘을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들에게 모두 소송을 걸어보는 것입니다. 그 기업은 실제로 A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고, B를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 A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정보를 먼저 특허괴물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습니다. A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는 증명 책임은 특허괴물에게 있습니다.



대응전략 02. 특허 무효 주장


두 번째는 바로 특허 무효 주장입니다. 해당 특허권의 출원일 이전에 공개된 문헌들을 분석하여, 해당 특허권을 무효시킬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등록되어서는 안 되는 특허권이 특허청 심사관의 착오에 의해 등록이 된 것이라는 사실을 증빙하는 것입니다. 해당 특허권의 출원일 이전에 공개된 다른 특허 문헌들, 논문들, 다른 회사의 카탈로그 등 모든 검색 가능한 공개 자료를 검색하여, 그 특허의 신규성 또는 진보성을 부정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야 합니다.


저도 미국 분쟁을 수행할 때, 가장 많은 시간을 바로 특허 무효 자료를 찾는 것에 할애하였습니다. 특허 무효 사유가 발생할 경우, 이는 바로 특허 소송 자체가 무산되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무효 자료를 특허 괴물에게 제시하여, 소송을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일깨울 수 있습니다. 



대응전략 03. 특허 소송의 실익 없음 주장


특허 소송의 실익이 없다는 것은 바로, 특허 괴물 입장에서 소송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손해배상 비용이 높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하더라도, 만약 침해한 기업의 매출액 자체가 크지 않을 경우, 특허 괴물이 소송을 통해 받아낼 수 있는 손해배상 비용은 높지 않습니다. 즉, 많은 변호사 비용과 시간, 노력을 들였는데도 불구하고 얻어낼 수 있는 손해배상액이 낮을 경우,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티맥스 소프트의 경우, 미국에서 사업을 수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소 제기를 당했습니다. 즉, 미국에서 사업이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였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매출 자체도 크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티맥스는 특허 괴물에게 티맥스 소프트의 매출액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너네가 소송을 해봐야 얻을 게 없다는 내용을 고지하였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린 전략들을 통해, 티맥스는 처음에 예상했던 금액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빠르게 합의를 하고 소송을 종결할 수 있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전략 3가지를 택 1 하여 합의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위 내용들을 모두 제시하여 다방면에서 특허괴물을 압박해야 합니다. 어떠한 방면으로도 특허 괴물이 소송을 이길 방법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제시함으로써 합의 금액을 최대한 낮출 수 있습니다. 본 칼럼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 경우, 언제든지 더클라쎄로 편하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더클라쎄 특허법률사무소는 국내 소송에서의 전부 승소, 그리고 미국 특허권 소송에서의 성공적인 합의 종결 경험을 가지고 있는 변리사들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식재산권 소송 전문가들과 함께 기업의 리스크를 해결해 보세요.



저자 소개 | 정혜윤 변리사


정혜윤 변리사는 한국거래소와 나이스디앤비에서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술특례상장평가 전문위원으로 활동하였습니다. 또한, 국내 유수의 투자회사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하며 수준 높은 해외 딥테크 기술들을 다룬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IT와 BM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기술 기반 기업들의 기술특례상장평가 및 지식재산권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더클라쎄 특허법률사무소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theclasseip@theclasseip.com

02-6925-6792

www.theclassei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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