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제주로

by jour

오랜만에 가족이랑 제주에 놀러 갔다.

2년 전인가 속초에 놀러 가고, 한참만이다. 그동안 계획상으로만 여행을 꿈꾸었고, 실행되지는 못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창가 자리에 앉아 밖을 내다보니 구름이 가까이 자리하고, 저 멀리 건물들이 아주 작게 보인다.

그동안 쳇바퀴 돌듯 내가 살아온 날들이 새삼 작게 느껴진다. 마음으로는 소소한 여행을 꿈꾸면서도 미루기만 한 채 언젠가 갈 거란 막연한 기대만 남겨두었었다.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탈출한 기분이어서 들뜨고 설레었다.


여행은 떠나기 전의 두근거리는 감정과 기대, 즐거운 상상을 불러온다. 두려움과 걱정이 있을지라도 그런 것들을 뒤로하고 새로운 감정을 맞이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땐 뭔지 모를 불안한 감정이 앞선다. 그래도 그것에 도전해야만 비로소 내가 원했던 긍정적인 것들을 얻어낼 수 있다.


이전의 화창했던 날씨와 다르게 여행 당일엔 기온도 낮고 날씨가 흐렸다. 은근 걱정이 되었는데 착륙 즈음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제때에 착륙을 못하고 있었다. 3번의 선회 끝에 드디어 제주 공항에 도착하였다. 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게이트 통로를 나선다.

'여행이란 이런 거지.' 내가 어쩔 수 없는 변수가 있게 마련이므로.

그럼에도 떠나는 게 '여행'이다.

점심을 먹으러 고기국숫집엘 갔다.

고기가 듬뿍 나오고 국물도 맛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맛집이란다. 양이 많아서 남기긴 했지만 맛있는 식사였다.


바람도 쐴 겸 근처 이호테우 해변으로 갔다.

이호동에 있는 해변이다. 이슬비와 바람이 불어서 조금 추웠다.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바다 풍경이다. 빨간색과 흰색의 조랑말 등대가 이색적이고, 구멍이 송송 나있는 검은색 현무암들이 많이 있다.

바람도 불고 비가 흩뿌려서 질퍽하고 추웠지만 등대 쪽을 향해 해변가를 걸었다. 이제야 살짝 여행 온 느낌이 든다.

잠시 비 오는 날의 운치를 감상하며 즐겼다.


간식을 먹을 겸 제주 한치빵이 유명하다고 하여 '리치망고'란 곳에 찾아왔다. 비가 안 왔으면 야외 벤치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다.

한치빵은 제주 메밀과 보리 반죽에 한치 가루를 넣어 구워서 만든 빵이다. 치즈도 들어가서 따듯할 때 먹으면 맛있다. 한치빵과 망고에 요거트가 들어간 망고라쉬를 함께 주문하였다.

포장하여 체크인할 겸 숙소로 향했다.


저녁때가 되니 기상이 더 안 좋아져서 비바람에 정신이 없었다. 비도 많이 오고 강풍이 불어 겨우 무사히 숙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여행의 즐거움보단 비바람을 더 걱정하긴 했지만 내일은 왠지 맑게 개일 것 같은 막연한 기대를 하며 그렇게 여행 1일 차가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