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의 [그땐 그랬지]
요새 자꾸만 20년, 30년 후가 기대돼요. 가장 친한 친구들과 술집에서 시시콜콜 사는 이야기 하고 듣고.. 지금도 몇 번이고 하는 이야기들은 그 때도 짭짭고소한 안주거리가 되겠죠?
지금의 저는 표면적으로는 한가한, 하지만 속은 곪아가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어요. 수시 1차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하다가도 일단 면접이나 준비해야지 싶고, 당장 해야할 건 없는데 한두달 후 까지 끝내야 하는 것들이 남아있고, 10대 끝자락의 짝사랑에 시달리고 있고, 졸업 전에 하고픈 건 넘쳐나는데 내 힘든 부치고. 그냥 빨리 스무살이 되었으면 싶다가도 지금의 바람이 너무 좋아서 시간이 멈췄으면 싶고. 당장 내 눈 앞에 있는 걱정과 고민은 넘쳐 흐르는데, 다들 그래요. 나중에 되면 별 거 아니라고.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 말, 믿지 않았어요. 근데 지금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나마 믿고 싶어요. 그땐 그랬지 하며 하하호호 웃을 수 있는 그 날이 언젠간 올 거라고. 그리고 그냥 가장 값싼 안주거리가 될 거라고. 선선한 가을날 대학 때문에 맘 졸이던 어제도, 짝사랑으로 밤잠 이루지 못한 오늘도, 해치워야 할 게 너무 많은 내일도 때가 되면 별 일 아닐거라고. 그냥 그렇게 담담한 어른이 되어버려야겠어요. 에휴, 그땐 그랬지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그런 담담한 어른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