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나를 용서하지 마소서

백, 그리고 여섯 번째 시

by 깊고넓은샘


주여 나를 용서하지 마소서



죄를 지었습니다

죄인 줄 알면서도

또 죄를 지었습니다


용서를 청하기엔

염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또 죄를 지을 것을

알고 있습니다

멈출 수가 없습니다


왜 저를

짓게 만드셨습니까


이 모양, 이 꼴로

만드셨습니까


저도

죄를 짓는 제가

너무 혐오스럽습니다

싫습니다


그냥 죄를 짓겠습니다

용서를 청하지도

구원을 희망하지도 않겠습니다


죄가

죄임을 알고


죄를 지음을

부끄러워하는


그런 저로 남게만

그것만 허락해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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