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당하다

백 , 그리고 일흔일곱 번째 시

by 깊고넓은샘


성장당하다



나름 만족하며 살았다

그 정도면


적당한 참을성, 배려, 평판

인간관계, 수입과 여가 시간


괜찮은 삶 아닌가


위기가 스며든다

바짓단까지 축축하게 젖어든다


숨겨둔 복선은 하나둘 드러나고

막다른 길에서 선택을 강요당한다


웬만한 일은 흔들림 없이

직면할 수 있으리라 믿었는데


구름 너머 누군가는

가소롭다는 듯 새로운 카드를 내민다


저는

이제 성장이 아니라

노화가 어울리는 나이 아닙니까


낯선 상황과 잠 못 드는 밤은

추억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원하든 말든

세상은 내게

성장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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