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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AN Nov 14. 2023

고백하자면 '좋아요'는...  

지금은 필요한 것 외 SNS을 끊었지만, 한때 SNS에 과몰입했던 시기가 있었다. 처음 계정을 빠져나온 이후 많이 힘들었다. 얼마 못 가 금단현상으로 계정을 다시 복구하고, 빠져나오고, 또 복구하고 그러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었는지. 싫다는 연인한테 매달리는 꼴이 이 정도로 구질구질할까 싶을 만큼 미련을 떨었었다.


그땐 핸드폰을 잠시라도 손에서 내려놓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을 만큼, SNS 세상과 거리를 두는 게 어려웠었다. 지금이야 휴대폰도 SNS도 무덤덤한 게, 오히려 꺼두는 게 편해졌지만 그때는 그랬었다. 다른 대상과 늘 비교하게 되고 이상하게 쫓기는 기분에 초조했었다. 영리하게 계산된 앵글에 잡힌 우월과 자랑은 그 세계에서는 평범한 일상으로 늘 넘쳐났다. 애초에 초점이 그리 맞추어진 것처럼 그렇게 사계절 요란한 그림만 바뀔 뿐 알맹이는 다르지 않았다. 말말말말,, 그런 와중에도 남들 시시콜콜한 삶에 뭐 그리 궁금할 게 있다고 만날 들어가 체크를 하고, 연신 '좋아요'를 눌러주고 품앗이하듯 내 계정을 또 살피고,,,, 의미 없는 곳에 허투루 시간을 쓰고 공을 들였다. 그런대로 즐겁기라도 했으면 괜찮았겠지만, SNS에 빠져드는 시간만큼 마음은 더 피폐해져 갔다. SNS로부터 가스라이팅 당하는 기분, 딱 그런 상태였다. 힘든데도 막상 또 끊을 수는 없는 마약처럼. 그때에 내게 묻고 싶다. 뭘 그리 보여주고, 증명하려고 애썼냐고...



하나 고백하자면,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에  '좋아요'를 잘 표현하지 않는다. 앞서 말해 짐작하겠지만, 그 배경에는 SNS에 머물렀던 잘못된 내 시간에 있다. 물론 브런치는 SNS 계정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는 건 알지만, 거리를 두고 내외하고 싶다. 그럼에도 갈등스러운 순간들은 있다. 주파수가 딱 맞는 글을 만났을 때 쉽게 다른 글로 옮겨 타기 어려울 때라던가, 매력적인 문체에 턱이 빠졌을 때라든가 아니면 동병상련을 별견하고 발이 떨어지지 않을 때라든가 ,,,, 브런치에서 '좋아요'를 누를 만한 글들은 너무나도 많다. 단지, 브런치에 첫발을 디딜 때 먹었던 마음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될까 봐 나만의 방식대로 스스로를 경계하는 것이다. ( 뭐어 별나다 싶을 수도 있겠다만, 이해를 구하고자  말은 아니다...^^;; )


암튼 이것만은 알아줘라. 티 나게  '좋아요'는 누르지 않아도 슬며시 방문해 빨갛고 쬐깐한 거, 한 번씩 쓰윽 어루만지고는 다는 거! 그 안에는 살짝쿵 소심함도 있겠다. 혹시라도 글의 하트보다 방문자 수가 더 많다면, 당신의 글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는 뜻일 게다. 그러니 섭섭해하지는 마셔라. 날이 많이 추워졌다. 감기 조심하자.





 #SNS중독  #좋아요품앗이  #SNS절연 #그림일기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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