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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설의 마음 기록 Mar 01. 2022

희망과 절망 사이

더도 덜도,

시련 속에 내 마음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내 심장은 단 한순간도 절망을 향해 뛰지 않았다.

태어나면서부터 심장은 단 한 곳, 희망을 향해 뛰고 있다.

마라톤이라면 상당한 거리를 달린 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힘들지 않다.

달리면서 만난 수많은 색의 향연들과 심장 깊숙이 스미는 바람은 언제나 행복만을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단 한 가지 색밖에 보지 못했지만 달리면 달릴수록 풍경은 광활해져 점점 희망과 닮아간다.

이따금 나는 희망과는 거리가 먼 곳으로 도망치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내 심장은 더 이상 두근거리지 않았다. 

다만 몸속에서 심장이 등 쪽으로 뒤틀려 너무나 고통스러워 신음소리도 나오지 않을 뿐이었다.

그렇게 되면 아름다운 주변 풍경도 나에게만큼은 지옥으로 보였다.

완연한 희망은 한순간에 절망으로 치닫지 않지만,

절망으로 가려는 순간부터 조용히 '무'로 저물어가기에 그런 것이다.


누군가는 희망이 한순간 절망으로 뒤바뀌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그 사람들이 애초부터 희망의 길이 아닌 

공상의 길이나 다른 어떤 길로 갔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 여기서의 희망은 죽음, 질병과 관계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주체적인 희망을 뜻한다. 


어쨌거나 절망으로 가는 풍경 속에서는 더이상 숨을 쉴 수도 없기에

난 언제나 희망으로 발길을 돌리곤 했다. 다시, 또 다시.

그러면 이상하리만치 빠르게 풍경이 변했다. 요란스럽게.

그것은 언제나 내게 웃음을 선사해주었고,

다시금 마음껏 희망과 노력의 부산물을 취할 수 있었다.


아직 완전한 산물을 취하기 전까지는 더 길을 가야 하지만, 

그 경계가 어디인지 알지도 못하지만,

마음껏 달릴 것이다.

내 심장의 안내에 따라서-


더도 덜도, 시련 속에 내 마음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난 오직 희망 안에서 숨 쉴 뿐이니까.


1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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