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아버지, 나의 첫 번째 문장

전할 수 없는 기쁨 앞에서 터져 나온 눈물

by 은실장

아버지의 낮잠


대지를 탐하지 않고

한가닥 외줄에 기대어 쉬어가는 노동

꿈결에

햇살과 바람이

바다의 보석을 실어 나른다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가장 먼저 차오른 글감은 ‘아버지’였습니다.


하늘여행 떠나신 햇수조차 가물가물해지지만, 가슴 한편에 그리움으로 뻥 뚫린 구멍은 메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과연 그 구멍이 채워질 날이 오기는 할까요.


홀아버지가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돌아와, 좁은 단칸방 벽 모서리에 돌아누워 잠드시던 그 작고 외로운 등. 그것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 아버지의 뒷모습입니다. 아내 없이 홀로 두 자식을 키워내야 했던 가장의 중압감을 제가 어찌 다 알 수 있을까요. 그저 '지금 내 곁에 남편이 없다면 어떨까' 하는 서툰 상상으로 그 무게를 짐작해 볼 뿐입니다.


이 시는 제가 디카시를 접하고 처음으로 수상의 기쁨을 안겨준 작품입니다. 입상 소식을 듣고 온 집안을 뛰어다니며 기뻐하다가, 문득 출근 준비를 하려 들어간 화장실에서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아버지가 계셨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기쁨의 순간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전할 길 없는 부재라는 사실이 시리도록 아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애써 기억을 지우거나 슬프지 않은 척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나의 아픔을 글로 드러내고, 그 글을 통해 누군가와 함께 치유받는 과정. 그것이 제가 상담실 책상을 넘어 브런치라는 공간에 글을 쓰는 진짜 이유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