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에 맡기는 입시는 없다-2[디카시]엄마와딸의이야기

선생님, 저는 정성평가의 힘을 믿습니다" 상담실장 엄마의 승부수

by 은실장

출근 전 시간을 쪼개 모의고사 점수와 수시 대학을 대조했다. 정시합격선보다 더 높은 곳에 소신 지원을 해야 했기에 필수적인 작업이었다. 드디어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나눴다. 의견이 반은 맞고 반은 달랐다.

선생님은 수년간의 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균 내신 합격선'에 맞춘 안정 지원을 권하셨다. 하지만 나는 아이의 생기부 행간에 녹아있는 '전공 적합성'과 '핵심 연결과목의 성취도 추이'를 더 높게 평가했다. 단순한 숫자의 나열인 정량 평가 너머, 아이의 3년이 담긴 정성 평가의 힘을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단순한 상향이 아닌, 아이의 3년이 담긴 기록의 행간을 읽어낸 상담실장으로서 던진 소신 있는 승부수였다.

선생님과 의견이 일치한 곳은 그대로 가되, 나머지는 아이가 간절히 원하는 대학을 중심으로 소신 지원을 결정했다. 혹시 모를 원망을 피하려는 마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정시 카드를 썼던 위 오빠와 언니의 입시를 지켜보며 남았던 아쉬움을 막내 때만큼은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수학에 강점이 있다고 무작정 이과를 고집하지 않았다. 대신 문과 안에서 수학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상경계열을 공략했다. 오히려 여대는 비슷한 수준의 남녀공학 대학보다 경쟁률 면에서 유리할 거라 판단했다. 여름휴가는 오로지 대학 입학처를 찾아다니는 데 썼다. 직접 찾아간 한 입학처에서 "고교 교육과정에서 배우지 않은 과목과 연계된 학과는 정성 평가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듣고, 이름난 대학이라도 결이 맞지 않으면 과감히 명단에서 제외했다. 아이의 기록이 정당하게 평가받을 곳을 찾기 위해서였다.

딸아이는 면접을 두 번 보았고 세 학교에서 합격 통지를 받았다.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라 면접이 큰 부담이었다. 아이가 부끄러움이 많다는 건 나의 선입견이었다. 딸은 대범했고 용기가 있었다. 결국 선생님이 서류 합격도 장담할 수 없다던 학교에 최종 합격했다.

입시 내용은 달라졌어도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믿는다. 부모가 불안해하는 대신 학교 자료를 면밀히 공부하고, 그 속에서 내 아이만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 말이다.


제일 신뢰할 수 있었던 학교 입시결과자료는 사실 모든 학교에서 내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교 어딘가에는 반드시 선배들이 남긴 발자취가 기록되어 있다. 부모가 먼저 그 데이터의 존재를 알고 선생님께 정중히 요청하는 열의가 필요하다.

수년 전 딸과 머리를 맞대고 세웠던 전략은 틀리지 않았고, 적성을 찾아간 아이는 자금 파트를 담당하며 당당한 사회인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엄마로서 아이의 가능성을 함께 치열하게 고민했던 지난 3년간의 시간들은 내 인생에서 가장 값진 '전략의 시간'으로 남아있다.




엄마와 딸의 이야기

맺힌 땀방울 헛되지 않게

찬란히 빛나리


다시 꽃씨 뿌려

세상에 향기로 전할 너의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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