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셰프의 수능 마라톤, D+305의 기록

제1화. 요알못 엄마, 5성급 셰프가 되기로 결심하다

by 기억하는 나비

새벽 6시.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주방에 서서 칼을 잡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풍경입니다. 나는 자타공인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 워킹맘이었습니다. 퇴근 후 지친 몸으로 배달 음식을 찾거나, 대충 한 끼를 때우는 것이 일상이었던 내 주방이 딸아이의 재수와 함께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좁은 독학재수 학원 책상에 앉아 답답한 공기를 견뎌낼 딸을 생각하면,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요리는 서툴고 칼질은 투박하지만, 나는 딸아이의 1년을 위해 기꺼이 ‘5-Star Chef’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오늘 도시락 메뉴는 참치 김밥입니다. 김밥은 ‘요알못’에게 꽤 난도가 높은 도전이지만, 토요일인 만큼 특식을 준비하고 싶었습니다. 재료 하나하나를 볶고, 간을 맞추고, 옆구리가 터지지 않게 정성껏 말아내는 과정은 마치 수험 생활의 하루하루를 쌓아 올리는 것과 닮았습니다. 딸아이가 한입에 쏙 넣어 먹으며 "맛있다"라고 생각할 그 짧은 순간을 위해, 나는 새벽의 고요를 깨고 김을 폅니다.

도시락통 위에는 정성껏 써 내려간 메모 한 장을 올렸습니다.

"드디어 앞자리가 2로 바뀌었어. D-299, D+6 (공부한 날)"

남들은 수능까지 남은 날짜인 'D-299'를 보며 압박감을 느끼겠지만, 나는 딸에게 우리가 함께 견뎌온 시간인 'D+6'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벌써 6일이나 해냈어,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무언의 응원이었습니다.

워킹맘으로 산다는 것, 그리고 재수생의 엄마로 산다는 것은 매일이 자신과의 마라톤입니다. 아침에는 딸의 꿈을 요리하고, 낮에는 일터에서 버팁니다.

요알못 엄마의 서툰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6은 5-Star Chef의 도시락 개수이기도 합니다. 수능 날, D+305가 되는 그날까지 나의 도시락 마라톤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