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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Jan 31. 2016

만년필이 굳었어요

책을 읽다가 밑줄을 치거나

좋은 문장들을 메모할때 거의

만년필을 이용합니다.

종이위에서 펜촉이 움직일 때의

그 사각거리는 느낌도 좋거니와

아무래도 글씨를 쓸때 공들여 쓰게

되서 오래 보관하게도 되구요.


어제 저녁때 책을 읽다가 밑줄을

그으려는데 펜이 갑자기 안 나오는

겁니다. 순간 당황해서 생각했죠,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만년필은 꾸준히 사용하지 않으면

잉크가 말라 갑자기 나오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즉, 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고 이는 동일기간

밑줄을 긋지 않았고 메모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육지탄'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장수가 오랫동안 말을 타지 않아서 허벅지에

살이 붙은 것을 보고 한탄한다는 뜻입니다.


잉크가 말라버린 내 만년필을 보고 곧장

이 고사성어를 떠올렸습니다. 작가인 나에게

만년필은 장수의 말과 무기와 같은 물건인데,

이게 제대로 작동을 안하다니 조금은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아마도 마음의 허벅지에

살이 많이 쪄있겠지요.


물론 마냥 놀고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나름 읽고 글쓸거리도 많이 생각하고

그랬지만요, 조금 더 분발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시 말고삐를 잡는 심정으로 만년필을

잡고 책과 메모지를 잡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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