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셋째는 부형(父兄)인데, 이 부형에는 태자의 형제, 측실(側室), 공자들로서. 태자로 보면 백숙부(伯叔父)나 이복형제, 종형제까지도 포함됩니다. 이들은 군주가 가장 친애하는 자들입니다. 또 대신과 정리(廷吏)도 부형 속에 포함되는데, 이들은 궁중의 기밀을 취급하고자 일을 계획하는 데 있어 언제나 의논의 상대가 되는 자들입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일가친척 밖에 믿을 사람 없다는 말을 심심찮게 듣게 됩니다. 이게 어제오늘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수천 년 전부터 이어 오는 전통(?)입니다. 왕/리더들도 사람인지라 일을 할 때 믿을만한 의논 상대가 필요하고 늘 신뢰할만한 사람을 목말라합니다. 그래서 일가친척들이나 오랫동안 봐오고 겪어온 이들을 중심으로 주변을 채우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이 일가친척들, 믿을만한 사람들도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이해관계를 가지고 이들에게 접근해서 그들의 일가친척인 왕/리더가 주고 있는 또는 줄 수 있는 것보다 더 좋고 많은 것을 지속적으로 제시한다면 사람인지라 그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즉 '피는 물보다 진하다'가 '피도 눈물도 없이'로 바뀌는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이 '팔간'편을 읽으면서 '리더의 자리'에 대해서 계속 드는 생각은 첫 번째,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이 자리가 외롭고 쓸쓸하고 힘든 자리라는 것, 그리고 두 번째 모든 사람을 믿고 신뢰하되 모든 사람을 믿고 신뢰하지 않는, 않아야 하는 그런 자리라는 것입니다. 피를 나눈 형제자매들도 믿을 수 없고 믿어서도 안 되며 늘 믿고 의지했던 이들이 언제든지 나의 뒤통수를 치고 배신할지도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과 의심을 늘 지니고 살아야 하는 그런 자리입니다.
#2 넷째는 양앙(養殃), 즉 재앙을 기르는 방법입니다. 양앙이란 무엇인가, 군주 된 자가 궁전이나 누대를 화려하게 꾸미는 것을 즐기고, 소년, 소녀와 개, 말 등을 아름답게 치장하며 그 마음을 즐겁게 한다면 이는 인군(人君)된 자의 재앙입니다.
리더가 100만큼의 사치를 부리면, 그 밑의 사람들은 200, 300을 부리게 되어 있습니다. 못된 습관들은 빨리 배우기 마련입니다. 부하들은 리더가 보여 주는 사치의 정도를 상한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하한선으로 여겨 본인들의 자리를 이용해서 결국에는 사리사욕을 채우게 되어 있습니다. 리더들이 검소하고 소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