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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Jun 12. 2020

[책을읽다]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앨런 그린스펀 외 1

좋은 책입니다, 공부가 많이 되네요.

1. 미국은 경제 체제 관점에서 보면 참 재미있는 나라입니다. '이념 논쟁'을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거의 진행하지 않고 현재의 경제 체제를 완성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 분배냐 성장이냐 등의 논쟁은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자본주의에서 시작해서 그 모양새만 조금씩 바뀐 채 현재도 자본주의의 원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지구상 거의 유일한 나라가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미국 경제에 대한 역사책입니다.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라는 제목을 달고는 있습니다만 사실상 '(요약된) 미국 경제사'에 가깝습니다. 정리가 잘 되어 있고 저자의 명성에 걸맞게(앨런 그린스펀은 1987년부터 2006년까지 20년 동안 미국 연준 의장을 지냈습니다) 해박한 지식과 현장감 있는 정보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유주의의 신봉자로서 일관성있게 글을 쓰고 있어서 조금 불편한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만 논지를 흐리거나 곁길로 새는 법이 없어서 이해가 쉽고 거의 대부분의 내용에 대해서 수긍하게 됩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준의장(1926. 3. 6~)


2. 현재 미국의 경제 체제는 건국 당시, 특히 초기 5년 정도에 이념적인 setting이 거의 끝났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초대 재무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은 미국이 제조업, 통상, 도시로 뒷받침되는 상업공화국이 되기를 원해서 시스템을 그에 맞게 구축했으며 토마스 제퍼슨(해밀턴의 정치적 경쟁자이자 미국 3대 대통령)은 미국이 농업 중심의 탈중심화된 공화국으로 남기를 원하여 그 내용 역시 국가 시스템에 반영을 해놨습니다. 지금도 미국은, 제조업은 조금 퇴색한 감이 있습니다만 통상과 도시에 있어서는 세계 최강대국이며 농업 부문에서도 전 세계 상당수를 먹여 살리는(자국 농민의 이익이 우선이기는 합니다만) 최대 농업국이기도 합니다. 물론 천혜의 자연 조건과 광활한 영토가 큰 메이트로 작용하기는 했습니다만 땅 넓고 자원 많다고 해서 다 미국과 같은 강대국이 되는 것은 아니기에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지요.


알렉산더 해밀턴(1757.  1. 11~1804. 7.12~), 미국 초대 재무장관
토마스 제퍼슨(1743. 4.13 ~ 1826. 7. 4), 미국 3대 대통령


3. 저자는 미국이 자본주의 그 자체, 경제 대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창조적 파괴'에 대한 국가/국민 모두의 뒷받침 및 호의에서 찾고 있습니다. 창조적 파괴는 궁극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혁신이 일어나고 경제 발전이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다음의 본문 내용들을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우리 나라는 이 창조적 파괴에 대해서 그리 관대한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조금은 부럽기도 합니다.


창조와 파괴는 샴쌍둥이와 같다. 그 과정은 과거의 생산적인 자산과 그에 연계된 일자리를 새로운 기술과 일자리로 대체하는 작업을 수반한다.


미국은 기업을 만들고 규모를 키우는데 뛰어난 동시에 기업이 망했을 때 정리하는 데도 뛰어났다. 이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파산에 대한 이례적 관용이다.


4. 이 책 6장의 제목은 '미국의 본업은 사업'입니다. 미국이라는 국가의 본질을 사업이라고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는데요, 흥미있고 재미있는 챕터입니다. 예를 들어, 민주화의 확대를 주주 수의 증가에 바로 대입시켜서 설명할 정도이니 말 다했습니다(민주화는 미국 경제의 핵심 조직인 기업으로 확대되었다. 총 주주 수는 20세기 초에 약 100만 명이었다가 1928년 700만 명으로 늘었다). 당대의 몇 몇 대통령들은(하딩과 쿨리지) 사회 발전의 동력원이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라고 믿기도 했다고 하니 말 그대로 경제, 사업이 전부인 나라입니다.


5, 그럼에도 저자는 작금의 미국 상황에 대해 '창조적 파괴'에 기반한 미국 사회의 역동성이 쇠퇴하고 있다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즉 '미국이 번성한 주된 이유는 파괴가 창조의 대가라는 사실을 받아들였기 때문'인데 이 부분이 정치적인 이슈로 퇴색되었다는 것 입니다.(자유주의자다운 발상입니다...)  그러면서도 섬득한 fact를 이야기합니다 : 미국은 국제금융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① 월가 투자은행의 국제시장 점유율은 50퍼센트로 늘어났다. ② 현재 미국의 펀드매니저가 관리하는 자산이 전 세계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의 44퍼센트보다 늘어난 55퍼센트다.


한마디로 세계의 돈줄을 미국이 쥐고 있다는 것인데요, 요즘같이 국가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만에 하나 한쪽에 줄을 서야 한다면 어디에 줄을 설 것인가에 대해 참고할만한 사실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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