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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다] 오만하게 제압하라 - 페터 모들러

적나라하고, 불편하지만 좋은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by 생각창고

# 개인적으로, 남녀로 대상을 구분하여 쓴 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칭 '개인주의자'로 살고 있기에, 성별의 문제보다는 개인의 문제로 모든 것을 바라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취향입니다. ('당신이 남자라서 그래'라고 반박하면 할 말 없습니다만) 그런데, 이 책은, 비록 '여성'을 대상으로 '남성'이 쓴, '여성'이 남성 중심 세상에서 살아남고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돕는 매뉴얼이기는 합니다만, 생각할 거리와 실천할 것들을 많이 제시해주는 좋은 책 입니다. 사실 남자들에게 더 유용한 책일 수도 있습니다. 상사들이 어떤 마인드로 나를 대하는지 알 수 있고 이 책을 읽은 부하들이 어떻게 들이밀지를 알고 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을 쓴 대상이 누구면 어떻습니까? 내가 배우고 실천할 부분을 찾아서 결국 나를 조금 더 성장시키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여성의 업무 능력은 확실히 뛰어나다. 그러나 의사관철 능력에서는 남성을 이기지 못한다. 경험으로 볼 때, 의사관철 능력은 지금 그 자리에 올랐느냐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달렸다.


조심스럽게 추측해보건데, 이 책의 출발점은 위의 문장이 아닌가 합니다. 객관적으로 봐도 업무 능력이 뛰어난데 막상 조직의 상층부에 여성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저자의 궁금증을 풀어 가는 노력이 이 책이 저술 과정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업무 능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의 처신이 더 중요한 조직 내에서의 성공의 요소라는 점은 단지 여성들에게만이 아니라 이 시대의 모든 직장인들, 조직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메시지입니다. 또 더욱 간결하면서 강력하게 '실력이 말해주진 않는다'라고 저자는 단언하는데요, 사실 실력을 업무 능력으로 한정하면 실력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조직생활에서의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실력이 다가 아닙니다. 실력, 즉 업무 능력을 돋보이게 만들 또다른 요리 재료들을 끊임없이 조직생활 과정에 투입해야 합니다, 승진하려면, 출세하려면, 성공하려면.


저자인 페터 모들러 박사입니다.


# 불공평하고 정의롭지 못한 현실이다. 성공을 바란다면 이념적인 외침이 아니라 실질적인 실천을 해야 한다. 좋고 나쁨을 명확히 표현하고 맞서야 한다.


지성인을 무식쟁이 대하듯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실제로 있다는 것은 사실 놀랄 일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문화와 교양을 익히기 이전의 선사시대 습성을 간직하고 있다. 이것은 교육으로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그것을 드러내는 일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불공평하고 정의롭지 못하며 선사시대의 습성을 날이 갈수록 강화시켜 가는 조직에서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도덕책과 윤리적인 마인드를 버리고 처절하게 현실을 인식하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현대 조직들이 겉으로는 신사적이 되고 우아해지며 도덕적이 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겉모습에 속으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이건 비단 여성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남설들을 포함한, 조직에 몸을 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사안입니다. 우리는 디지털로 무장한 적들과 목숨을 걸고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 선사 시대, 약육강식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 여자들은 남자들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 그러나 남자가 될 필요는 없다. 목적은 도덕성이 아니라 전략적 이익이다. '정치적 올바름'의 잣대로 보면 영광스럽지는 않으나, 직장생활로 보면 매우 유용하다.


개인적으로 조직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전략적 이익을 티 안나게 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은 도덕성과 인간에 대한 존중 등 그런 말랑말랑한 것들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이해관계와 이익 주고 받기에 의해서 숨을 쉬고 생명을 지탱해 나갑니다. 불평등과 불공정을 부르짖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알고 인정하고 철저하게 거기에 몸과 마음을 담가야 합니다. 이 또한 남녀를 구분할 사안이 아닙니다.


# 팀워크 능력은 확실히 직장생활에 필요하다. 그러나 계속 승진하여 높은 자리까지 오르려면 팀워크 능력 이외에 의사관철 능력과 최고가 되려는 권력의지가 있어야 한다.


사원 레벨까지는 팀워크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중간 관리자급 부터는, 정치적인 센스에 기반한 판세 파악과 내가 최고까지 올라가겠다는 권력의지가 더 중요합니다. 내가 최고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다들 그런 마음가짐으로 덤벼드는데 나만 그런 독한 마음이 없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잡아 먹히거나 도태되기 딱 좋기 떄문입니다. 그리고 독기가 있어야 궁극적으로는 부하들에게도 인정받습니다. 일만 잘하면 되지, 정치가 뭐가 중요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순간, 실력은 있으나 능력은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리기 쉽습니다. 그리고 같은 배에 타고 있는 후배들도 고생시키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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