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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우주 Nov 16. 2023

처음부터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

내 가능 범위 내에서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 고안

요즘 어뷰징을 막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패턴 분석해서 후보군을 추리기도 하고, 모니터링하는 팀에 신고도 여러 번 하는 등등.. 그런데 어뷰징 빈도가 줄지 않았다. 더 강력한 게 필요한 거 같아 보였다.

하지만 내 팀은 유저를 총괄하는 부서가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그 부서에 어뷰저로 의심되는 후보를 그 부서에 신고할 뿐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답답했다. 내가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사이에 어뷰징은 늘어나고 피해 받는 선량한 유저는 늘어났다. 이런 상황은 나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데 개선시키진 못하니 무력감을 느꼈다.

그러던 중 리더가 우리 팀에서 어뷰징을 제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우리 팀이 맡고 있는 페이지 내에선 어뷰저가 최소로 노출될 수 있는 방안이었다. 꽤나 괜찮게 들렸고 효과도 있을 거 같았다. 바로 개발자랑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상의했고, 개발자는 곧바로 수정해 주었다. 바로 다음 주에 배포를 기다리고 있다.

이 상황에서 나는 (항상 그렇듯) 자책했다. 내가 좀 더 깊고 다양하게 방법을 탐구했다면, 내 범위 내에서 충분히 좋은 해결책을 낼 수도 있었을 텐데 나는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우리 팀의, 그리고 나의 일에 한계를 규정했던 건 회사의 상황이 아니라 바로 나였던 것 같다.

자책하다가도, 리더는 어떻게 그 방법을 떠올릴 수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리더가 아이디어 의견을 냈을 때는 사건이 발생한 초반이 아니라 일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을 때였다. 리더는 나를 통해 내가 분석한 여러 가지 정보를 받았고, 유관부서의 조치도 보고받은 상황이었다. A에서 바로 D가 나온 게 아니다. A (사건 발생)-> B(여러 데이터 분석 자료) -> C(유관부사의 조치 파악) ->D (아이디어 떠올림) 이런 식이었다.

이렇듯 처음부터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긴 어렵다. 좀 돌아간 거 같아 보여도, 그런 과정이 있어야 아이디어가 디벨롭 되는 것 같다.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면, 관련된 정보를 충분히 습득한 후 내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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