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우주 Dec 23. 2018

스타트업 마케팅 인턴 후기

지극히 개인적인 5개월간의 미생 일기


마케터가 일하기 좋은 회사는 어디일까요?


마케터가 일하기 좋은 회사는 어디일까요? 저는 처음엔 네임벨류 있는 대기업이나 워라벨이 보장된 회사를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아주 아주 짧은 기간 동안이었지만 마케팅 인턴으로 일하면서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마케팅하는 것이 마케터로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행운이자, 가장 일하기 좋은 환경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일할 때 저에게 가장 큰 동력이 되어주었던 것은 좋은 복지도, 월급도 아닌 '이렇게 좋은 브랜드를 왜 사람들이 몰라줄까! 어떻게 하면 알아줄까?'라는 고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이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인턴으로 일한 회사는 시작한 지 약 4년 정도밖에 안 된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솔직히 일하기 전까지 해당 회사의 브랜드나 상품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면서 회사와 브랜드에 애정과 믿음이 생기니 매일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인턴을 마쳤지만, 저 역시도 처음에는 인턴을 할지 말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기회비용 앞에서 망설였어요. 결과적으론 인턴을 택한 것이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고 정말 좋은 기회지만요.


하지만 지금도 누군가는 인턴 자리를 앞두고 고민하고 계시겠죠? 그래서 대단한 것은 없지만, 스타트업 마케팅 인턴을 생각 중인 분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는 마음에 제 경험담을 글로 써보았습니다. 저는 사회생활 경험도, 경력도 적은 인턴 나부랭이라 이런 거창한 글을 써도 될지 고민이 많았지만, 선택을 앞둔 어떤 취준생에겐  유용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부족하지만 몇 글자 끄적였습니다. 스타트업의 마케팅 인턴의 일상과 느낀 점이 잘 전달되면 좋겠네요. :)


(이 글은 회사의 입장과는 전혀 상관없는, 자발적으로 작성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평온한 듯 웃고 있지만 긴장감 낭낭했던 인턴 생활...!!

 

<어디서 일할 것인가 : 스타트업 고르기>


인턴 자리를 알아보던 중, 저는 유난히 핀테크(Finance+Technology) 마케팅 인턴 공고가 눈에 띄었어요. 그 이유는, 직전 학기에 들은 '투자론'과 '금융론' 수업의 영향이 컸습니다. 두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금융처럼 생활 밀착형 분야가 이토록 어려우면 어떡하지'라는 충격과 함께, '경제생활을 하는 사회인들은  모두 이걸 이해하고 살아갈까?' 하는 의문이 생겼거든요.


수업을 들으면서 '경영학도인 저조차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 좀 더 쉽게 만들 순 없을까'란 생각을 계속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마침 금융을 혁신하겠다는 Goal을 가진 핀테크 스타트업 알게 되었고, 여기라면 뭔가 금융의 혁명을 가져오는(?) 멋진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해당 회사가 어떤 곳인지 자세히 알아보다가 회사 오피셜 브런치를 보게 되었는데요, 그중에서 회사의 마케터가 직접 쓴 글을 보며 '아 여기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려운 금융을 정직하게 마케팅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보이는 이 글을 읽으며, 나도 그런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욕심이 생겼거든요. 그 글이 바로 아래의 글입니다.

https://brunch.co.kr/@honestteam/43  


스타트업 같은 경우엔 회사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에, 회사를 고를 때 회사의 SNS 채널 혹은 실제로 일하고 있는 대표님이나 마케터의 SNS보는 것이 회사의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것 같아요. 특히 스타트업 마케터는 자신의 본명을 드러내며 브랜드를 홍보하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에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 자기소개서와 면접>


회사를 고른 뒤엔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준비했는데요, 일단 저는 해당 업계(P2P금융)가 이해가 잘 안돼서 관련 책을 두 권 읽으며 아주 얕게나마 업계에 대해 감을 잡았어요. 그 뒤엔 회사 웹사이트에 가서 회사 상품을 직접 사용해보며 장단점이 뭔지 생각해봤어요. 제가 일한 회사는 투자상품을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소액이지만 제가 직접 투자해보며 회사 상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갔습니다. 그리고 회사와 업계 관련 최근 기사를 읽으며 현재 어떤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지와, 경쟁업계는 어떻게 마케팅을 하고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는데요, 저는 1) 마케팅 대행사에서 인턴을 해봤다는 점과 2) 디자인을 부전공했다는 점, 그리고 3) 전공 학회와 통계 수업을 통해 데이터를 다뤄봤다는 점을 내세웠던 것 같네요. 마땅한 경력이나 실력은 없지만 일하고 싶은 의지를 보여주려고 했고, 다행히도 그게 통했는지 붙게 되었습니다.


면접에서 인상 깊었던 질문이, '스타트업에서 첫 사회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없는가?'였습니다. 저는 스타트업에서 알바도 해봤고, 창업동아리 활동도 했었기에 스타트업 산업을 어느 정도 인지했던 상태라 '스타트업은 오히려 성장하기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라고 대답했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스타트업을 처음 접해본 사람이라면, 해당 질문을 꼭 고민해보고 지원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 회사의 실제 모습과 괴리감이 덜 할 테니까요.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멋진 여의도 사옥...!!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가 : 업무의 종류>


자, 그럼 스타트업 마케팅 인턴은 어떤 것을 경험할 수 있는가! 제가 고정적으로 맡은 일은 크게 1) 마케팅 채널 관리, 2) 이벤트 기획 보조, 3) VOC 정리 4) 고객 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새 프로모션이 나올 땐 리서치를 돕기도 했고, 오프라인 행사 기획 및 운영, 프로모션 데이터 분석도 해보았어요. 제가 고정적으로 했던 업무를 중점으로 설명드릴게요.


(1) 마케팅 채널 관리

해당 기업은 페이스북, 카카오톡, 홈페이지 등 자체 마케팅 채널과 더불어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맺으며 마케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저는 자체 채널을 부분적으로 관리하는 업무를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채널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협업하고 있는 에이전시로부터 매일 아침 CPC와 같은 데이터를 받아 보며, 그에 맞게 광고 예산을 조정했습니다.

그리고 종종 Google Analytics(이하 GA) 데이터를 활용하여 특이사항은 없는지 마케팅 채널을 모니터링하기도 하였어요. 말만 들어봤지 실제 데이터를 가진 GA는 처음 접해봤는데, 이리저리 만져보며 고객 인풋 경로와 광고의 효율 등 다양한 데이터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2) 이벤트 기획 보조

저희 회사엔 정기적으로 운영되는 이벤트와 비정기적으로 운영되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정기적으로 운영되는 이벤트 같은 경우엔, 어느 정도 정형화되었기 때문에 기획 단계부터, 배포, 이벤트 마감 및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을 어렵지 않게 관리할 수 있었어요. 비정기적인 이벤트 같은 경우, 사수님이 정해주신 스킴에 맞춰서 기획안을 작성한 후, 무사히 배포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저에게 이 업무가 굉장히 의미 있었는데요, 하나의 프로모션이 탄생하기까지 필요한 리소스와 프로세스를 지켜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선 전혀 몰랐는데, 하나의 이벤트가 나오기까지 치밀한 분석과 다양한 피드백이 소요된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3) VOC 정리

마케팅 수업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는 '고객 중심'이 아닐까 싶은데요, 누구나 고객 중심적 마케팅이 중요한지는 알지만 실제 기업에서 VOC(Voice of customer)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는지 일하기 전부터 궁금했었어요.

전에 근무했던 마케팅 대행사는 고객 Raw 데이터를 볼 수 없었지만, 반면 인하우스 마케터가 돼보니  얻을 수 있는 고객 정보가 많더라고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VOC가 마케팅 기획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VOC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어보고, 정리하는 업무를 하였습니다. 데이터가 많다 보니 지루할 때도 가끔 있었지만 마케터는 사용자의 목소리에 가장 가까워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마케터의 기본 소양을 쌓는 업무라고 생각하며 일을 대했더니 재밌었어요.

그리고 VOC를 활용해서 이벤트 페이지를 리뉴얼해보는 인턴 과제(?)를 진행하기도 했었습니다. 여러 마케터의 피드백을 받으며 기획물을 만들어보며, 서류 작성이나 기획에 필요한 사고 등등 여러 방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아쉽게도 제 기획물이 아직 실제로 적용되지는 않았지만요.) 개인적으로 UX에 관심이 많았는데, 실제로 고객의 의견이 기획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과정에 참여한 것은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4) 고객 커뮤니케이션

투자 상품 알림과, 새로 오픈한 이벤트 소개 등 마케팅 메시지를 발송하는 업무를 했었어요. 이 업무는 제가 매일 정기적으로 했던 업무였습니다.

이 업무는 단순해 보이지만, 고객과 가장 가까이 접해야 하는 업무라 애로사항이 많았어요. 그중 하나가 '이벤트 대상자가 아니니 광고 메시지를 보내지 말라!'는 불만 섞인 의견을 받게 됬던 경험입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개발자에게 이벤트 대상자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뽑아달라고 요청하여, 메시지 발송 타깃을 세분화하기도 했었어요! 마케팅 수업에서 STP를 지겹게 들었는데, 작게나마 실천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핀테크 인턴으로써 마케팅 업무와 금융 산업에 대해서 어깨 너머로 보고 들으며 많이 배울 수 있던 것은 맞지만, 사실 인턴으로써 맡을 수 있는 역할과 책임은 한정적입니다. 때로는 엑셀 작업에 파묻히기도 하고, 단편적인 업무를 일시적으로 맡기도 하니까요. (그게 사실 인턴을 고용하는 주된 이유겠지만요)


하지만 저는 반복적인 업무를 하더라도, 제가 한 모든 업무가 일근육을 키울 수 있었던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업무를 시켜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빠릿빠릿 처리할 수 있기 위해선 다양한 일을 처리하는 훈련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인턴 신분은 실수도 용서되는 귀한 시간이기 때문에, 부딪혀가며 어떤 일에도 능숙하게 해쳐나갈 수 있는 내공을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와 직접 대면하며 소통할 수 있었던 오프라인 행사! (경험과 몸살을 얻었습니다..)


<어떤 것을 얻었는가 : 배움과 느낀점>


다양하고 많은 배움이 있었지만, 제가 겪은 굵직굵직한 사건과 중점적인 깨달음을 위주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협업 또 협업...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필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지 않은 부서가 어디 있겠냐만은, 특히 마케터는 커뮤니케이션이 전부라고 할 만큼 중요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마케터 혼자서 하는 일은 거의 없고, 거의 모든 업무에서 협업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대외적으로는 대행사 및 제휴 업체와, 내부적으로는 개발/디자인/사업전략/CS/운영팀과 함께 결과물을 완성해야 합니다. 제가 지켜본 바로는 콘텐츠 마케터는 에이전시와 협업하여 광고를 만들고, 퍼포먼스 마케터는 개발자와 협업하며 데이터를 분석하고, 제휴 마케터는 타 비즈니스와 협업하며 효율을 늘려가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대/내외적으로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일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타 업체에 유선으로 결정사항을 전달하거나, 다른 팀에 협업을 요청할 일이 잦았어요.

물론 스타트업이 다른 회사에 비해 굉장히 수평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어요. 학교에서는 또래 대학생만 접하다가 갑자기 배경이 회사로 바뀌니, 모르는 용어도 많고 대해야 하는 매너도 다르니 모든게 다 어색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래도 모르는게 있을 땐 용기내서 물어보고, 도움이 필요할 땐 솔직하게 요청하는 생활이 반복되니 어느정도 적응도 되고 소통하는게 편해짐을 느꼈습니다.

특히 저는 협업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실수를 통해서 많이 배웠어요. 제가 저지른 실수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분과 협업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경험을 여러번 해보니 마케터의 커뮤니케이션에 조금은 능숙해 질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저희 회사는 제가 실수를 하더라도, 저를 나무라지 않고 스스로 일을 침착하게 책임지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셨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자신의 일을 스스로 찾아야 하고, 스스로 익혀야 한다.


인턴을 하기 전에는 퍼포먼스 마케터/제휴 마케터/브랜드마케터가 서로 어떻게 다른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런데 마케팅 팀에 속해서 마케터의 업무를 직접 보며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으면 될지 고민해볼 수 있었어요. 스타트업은 부서의 업무가 (비교적) 세분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양한 마케팅 분야를 경험할 수 있어서 진로를 설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저에게 맞는 분야와 안 맞는 분야를 거를 수 있었습니다.

근데 그렇다 보니 원하는 일을 집중적으로 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특히 주어진 일을 때에 따라 단편적으로 해내는 인턴은 더 그렇고요. 또한 신입을 교육시켜주는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분야를 빨리 찾아서 스스로 학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는 다양한 마케팅 분야 중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퍼포먼스 마케팅이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여  퇴근하고 GA에 대해 찾아가면서 공부했어요. 그다음에는 프로그래밍 R을 배웠던 경험을 토대로 SQL관련 책을 읽으며 회사 내 데이터를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학습해 나갔습니다.  


https://www.honestfund.kr/blog/3000 (세상 사람들 모두 주목! 정말 멋진 제 사수님들의 인터뷰예요!)


사수님은 제게 좋은 나침반이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저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렸고, 빠르게 성장하려면 주체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인턴 중반부 쯤부터는 업무와 관련된 독서를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3개월쯤 일한 뒤엔 회사 생활이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퇴근 후에 책을 읽을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저는 마케팅 관련 책을 위주로 읽으면서 기계적으로 했던 업무의 의미와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예를 들어 사수님이 강추한 '문장 생활 수집'이란 책을 읽고, 내가 그동안 너무 관성대로 홍보 글을 작성했구나 반성하며 제가 쓴 카피를 돌이켜본 기억이 나네요.

스타트업의 인턴은 자신이 필요한 분야를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능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욕심 낸만큼 배울 수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이건 어딜가든, 어느 직책이든 마찬가지일 것 같네요.)

인턴 하면서 읽은 책! 직접 산 책 외에도 더 읽었어요.




<스타트업 마케팅 인턴의 장점과 단점>


장점

(1) 경험해볼 수 있는 마케팅 업무의 폭이 넓다.

(2) 능력만 있다면, 자신이 해보고 싶은 마케팅을 맡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

(3) 자신이 한 마케팅의 성과를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단점

(1)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환경이다.

(2) 덜 체계적이기 때문에, 자신의 업무를 스스로 개척해나가야 한다.

(3)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라면, 대중적 인지도가 낮아 경험할 수 있는 마케팅의 규모가 작을 수 있다.


어떤 회사던지 간에 인턴의 역할과 책임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경험의 폭도 제한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의 인턴은 비교적 경험의 폭이 다양한 것 같아요. 일단 회사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한 부서가 맡고 있는 업무가 다양한데요, 그 덕분에 팀 내에서 보고 배울 것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프로모션을 준비할 때, 저희 팀 내에서 기획부터 배포까지 마케팅의 A to Z가 이뤄졌어요. 그렇다 보니 한 프로모션이 배포되기까지의 프로세스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자유롭고 수평적인 문화 역시 스타트업의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스타트업은 적은 인원으로 compact하게 서비스를 만들다보니 불필요한 페이퍼일은 최소화 되어있고, 본질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요. 민첩하게 움직이다 보니 감시보단 '자율'을, 수직보단 '수평적으로 의사소통'을 지향하고 있더라구요.


반대로 단점이라면 형화되지 않은 역할과 책임 때문에 스스로 업무 반경을 넓혀야 한다는 것 같습니다. 본인의 역량에 따라 경험의 기회가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장점이자 단점인 셈이죠. 근데 이 점은 딱히 스타트업이라서가 아니라 '인턴'이라는 위치가 갖는 장점이자 단점인가 싶기도 하네요.


<마치며>


제가 정말 멋있다고 생각하는 개발자에게 '개발이 재밌냐'라고 가볍게 여쭤본 적이 있어요. 제 질문을 듣고 곰곰이 고민하시더니 '(개발을 통해서) 어떤 것을 만드느냐에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우문현답을 해주셨어요. 이 대답을 듣고 저는, 개발자던 마케터던 하는 일은 저마다 다를지라도, '동력은 같구나!'를 느꼈어요. 왜냐면 마케터였던 저 역시도 결국 어떤 브랜드를 광고하느냐가 저를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이었거든요.


이처럼 스타트업은 모두가 힘을 모아 하나의 서비스를 함께 완성시키기 때문에, 특유의 으쌰 으쌰 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회사의 모든 사람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직접 서비스를 구축해간다는 성취감은 정형화된 회사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직접 서비스를 만들어간다는 성취감을 느끼고 싶거나, 다양한 업무를 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싶은 분께 스타트업 마케팅 인턴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일한 회사는 조직 문화가 정말 좋았고, 브랜드에 대한 올곧고 정직한 신념이 잘 형성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그 분위기에 동조돼서 정말 즐겁게 인턴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좋은 복지는 동료다!'라는 말처럼, 멋지고 훌륭한 분들 사이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일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펀!  


혹시 스타트업 마케팅 인턴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