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이와의 시간이 유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난 뒤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 따뜻해졌다.
그리고 일주일에 6시간의 운동을 하면서 체력이 생기고 나니 아이를 돌보는 일이 덜 힘들게 느껴졌다.
주말에 에버랜드를 10시간을 돌아다니고 나서도 다음 주의 일과를 하는데 아무런 근육통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늘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던 아이의 치료 일정과 이동을 활동 보조 선생님과 함께하면서 아이와 적당한 시간과 거리를 두고 저녁에만 만나니 아이에게서 받는 감정 소모가 줄어듦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너와 나의 삶에서 적당한 균형을 가지고 살아가는 하루가 나의 일상이다.
2026년에는 복직해서 다시 고등학생 아이들을 가르치며 낮에는 교사로 밤에는 엄마로 살아가겠지만, 체력이 좋아져서인지 이젠 나의 몫이 버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나도 나의 삶을 잘 살 것이고 아이도 중학교에 적응해서 일상을 평탄하게 보낼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적어도 10년은 너와 이런 삶을 살게 될 것 같다.
그리고 10년이 지나면 아이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년의 세월이 지나고 대학을 가게 된다면 10년의 세월이 흐를 것 같다.
신랑은 나보다 나이가 많아 12년 정도가 되면 퇴직을 할 것 같다.
신랑이 퇴직했을 때 내가 교사의 삶을 살고 있을지 같이 퇴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방학이 있으므로 아이와 한달동안 여행을 하며 삶을 살고 싶다.
국내여도 되고 해외여도 되고 아이에게 다양하고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 이곳이어도 이런 일상도 행복하지만 강박이 생기는 자폐 스펙트럼 아이에게 계획대로 되지 않는 여행이야말로 아이의 예측이 틀릴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으므로 그 점이 아이를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외식을 할 수 없을 때 콘도에 있더라도 여행을 가고 거제도가 멀지만 7시간이 넘는 차를 타는 것도 경험하고 기차도 타고 택시도 타면서 아이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했다.
계획을 세우고 갔지만 비가 와서 실내 공간에만 있었던 적도 있고 제주도 공항으로 가는 길에 커브 길에서 4중 추돌 사고가 와서 차가 레커차에 끌려가는 일도 있었다. 아이는 사고도 사고지만 차에서 연기가 나서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한차에 7명이 넘는 사람이 겹쳐서 앉아서 공항으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자동차에 7명이 탄 것이 처음이라서 분노하며 엉엉 울기도 했다.
정동진 여행에서는 뭔가에 마음에 들지 않아 조각공원을 큰소리로 엉엉 울면서 펄쩍펄쩍 뛰어다니는데 겨울이라 사람이 없기에 내버려 두었지만 자폐 스펙트럼인 아이를 데리고 낯선 곳을 가는 일은 언제나 큰 용기가 필요했다.
그럴 때마다 언제나 상황을 설명해주며
‘맛집에서는 두 시간을 기다려야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어’
‘오늘은 비가 오니까 실내에서 놀고 내일 비가 그치면 야외에 가자’
이렇게 말해주곤 했는데 중학생이 된 아이는 이제 그런 변화를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스스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맛집 리스트를 작성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에서 돌발 상황이 늘 당황스러웠지만 그런 상황이 아이를 더 의연하게 하고 인내력을 갖게 해주는 것을 알기에 미래에 나와 아이는 새로운 곳에서의 하루를 함께하고 싶다.
나의 10년 후의 삶을 미리 계획해본다.
여행을 다녀와서 아이가 그린 그림
아이는 여행을 통해 강박을 이겨내고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의 너의 삶이 나와 함께 행복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