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에 발령을 받아 2026년까지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교직에 일하고 있다.
처음 발령때와 지금 내가 달라진 점도 많고 아이들에 대한 태도도 많이 달라진게 사실이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게 있다면 교사에게 2월은 많은 변화가 있는 달이라는 것이다.
사립학교 교사는 한 학교에서 정년까지 근무를 하게 되어있다.
물론 일부 선생님은 사립에서 공립으로 옮기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립 교사는 그 학교에서 평생을 있어야 한다. 이것이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다.
인간관계에서 나와 잘 맞지 않는 선생님이 있다면 그 환경을 바꿀수 없으므로 단점이 될수도 있다.
나를 잘 알아주는 많은 사람들과 변함없이 같이 있을수 있는 조건이 가족처럼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조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공립학교 교사이다.
공립학교 교사는 한학교에 최소 1년에서 최대 5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물론 일부 교사의 경우 유예나 초빙이라는 명목으로 원하는 학교에서 좀더 근무를 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그 학교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 학교장의 허가에 의해 가능한 제도이므로 학교에서 꼭 필요한 선생님을 초빙이나 유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교사는 최소 1년에서 5년을 근무할 수 있고 학교를 발령받고 1년이 지나서 학교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부적응 내신을 낼수 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내신을 낼 수 있고 고등학교에서 중학교로도 내신을 낼 수 있다.
지역을 옮기는 경우 중고등학교를 희망할 수 없이 지역만을 선택하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발령을 받은 교사들을 위한 제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연말에 보통 내신을 내고 나면 발령은 2월 초에 받는다.
따라서 2월 초는 학교를 가시는 분과 학교를 오시는 분이 결정되고 휴직을 하는분과 복직을 하는 분이 정해지는 달이다.
이렇게 사람이 정해지고 나서야 업무 분장을 할 수 있다.
학교의 수많은 행정적인 처리와 업무들을 누가 어떻게 맡을지를 나누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회사에서는 자신의 업무가 정해져있다면
학교에서는 매년 업무 담당자가 바뀌고 새롭게 업무를 맡게 된다.
그래서 교사에게 2월은 3월 새학기를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며 내가 어떤 업무를 1년을 맡아 운영하게 될지를 결정짓는 달이기 때문에 다소 마음이 분주한 시기이다.
이 기간에 업무와 시수도 결정되고 어떤 학년을 맡을지 수업은 2학년과 3학년을 동시에 가르치게 될지 1학년만 전담하게 될지~ 아이들의 동아리나 창체 시간(진로)는 몇시간을 어느 교과에서 받아 운영하게 될지를 정하게 된다.
모든 업무와 시수에 자신의 이해관계가 들어가게 되므로 합리적으로 정하려고 해도 어떤 선생님은 3과목을 걸치니까 수업 시수를 줄여달라고 요구 하기도 하고 어떤 선생님은 본 수업보다 진로나 교양 과목을 가져가려고 하기도 하고 본인의 상황에 맞는 수업을 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이해관계가 있으면 사람이 본성을 드러낸다. 그런 모습에서 그 사람의 인성이 보인다.
그시간에 큰 목소리를 내면 1년이 편할 수 있으므로 막무가내인 사람을 막을 방법이 없다.
여러과목 걸친다고 힘들다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에게 결국은 제일 좋은 시수와 적은 수업이 가게 된다.
타인을 배려하는 일부 선생님의 희생도 있기 마련이다.
합리적이지 않지만 그렇게 결정되면 자기가 맡은 수업을 대부분 성실하게 해낸다.
또 업무분장을 발표하고 나서도 개학하기 전까지 업무분장 결과를 뒤집는 일도 가끔 있었다.
고1 담임을 주었던 선생님이었는데 새로 전입온 교사에게 고3담임이 주어졌더니 못한다고 난리를 쳐서 고1 담임과 고3담임이 하루 아침에 바뀌기도 했다.
가끔은 목소리가 큰 사람에게 선택권이 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것도 종종 보게 된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인지는 중요하지 않게 되는 순간이다.
나도 올해 업무분장을 하고 왔다.
하지만 이런 유동적인 상황이 있으니 내가 이 업무를 맡는게 맞는지 다소 불안하기도 한 상황이 있다.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학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2년만에 복직하는 내 심장이 두근거린다.
올해는 교사로서도 나로서도 행복하기를 바란다.